“배터리 없음. 마지막 연락. 어젯밤 천둥번개 별 일 없음. 더 이상 연락불가. 대책부탁. 당분간 연락 안 돼도 걱정 마시고 모두 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 (25일 오전8시46분) 함안보 고공농성중인 최수영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좌)과 이환문 진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우)이 크레인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함안보 고공농성중인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대구경북 골재노동자들과 기자들이 보트를 이용해 접근하자 구호를 외치고 있다. 대구경북 골재노동자들이 환경감시용 보트를 이용해 수상시위를 벌이고 있다. 낙동강 국민연대는 기자회견을 통해 휴태폰 배터리 공급과 식수, 음식물의 정기적인 공급을 요구했다.
“최가 속이 좀 안 좋아 설사해.... 진정되길 기다리는 중” (25일 오전11시42분)
낙동강 함안보에서 고공농성중인 이환문 진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과 최수영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25일 오전 마지막으로 보낸 문자내용이다. 이들은 휴대폰 배터리가 방전돼 더 이상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지난 22일 4대강사업중단, 국회4대강사업특위구성, 사회적 검증기구 구성들을 요구하며 함안보 고공현장행동에 들어간 환경단체 활동가들은 당초 약속과는 달리 제한적인 식량과 물 공급을 받으며 외부와 차단된 채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25일 두 활동가의 가족들이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최수영 사무처장의 배우자와 두 아들이 현장을 찾았으나 함안방면의 공사현장에서 고성과 수신호를 통해 마주할 수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아이는 “어마. 아빠 있는데 까지 다리를 놓으면 안 돼?”라고 되물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창녕군 길곡면과 함안군은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위치해 있으며 함안방면이 크레인과 더 가까워 육성으로 대화가 가능하다.
이환문 사무국장의 배우자는 이날 남몰래 함안보를 찾았다가 멀리서 현장만 지켜보고 되돌아 갔다. 얼굴을 보면 마음이 약해 질 것 같아서 그랬다는 후문도 들린다.
26일 ‘낙동강국민연대’는 함안보 전망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경찰이 “식량과 물이 철저하게 통제되고 외부와의 소통마저 단절시킨다면 활동가들의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건강까지 위협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창녕경찰서를 규탄했다.
이 단체는 ‘낙동강지키기 부산시민운동본부’, ‘4대강사업저지 낙동강지키기 경남본부’, ‘부산경남종교평화연대’, ‘낙동강지키기 대구경북시민운동본부’로 구성되어 있다.
낙동강국민연대는 지난 7월23일 최철국 민주당경남도당위원장이 수자원공사, 창녕경찰서장과 물, 식량, 휴대폰 배터리 공급을 하기로 합의 했지만 물은 한차례 공급되었고, 배터리 공급은 거부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경찰이 활동가와의 접촉은 오직 경찰만 하겠다며 기자들의 취재도 거부하고 있다”며, “농성중인 활동가들은 배터리 공급을 요구하며 창녕경찰서와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어 활동가들은 철저하게 고립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수자원공사는 24일 활동가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방문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도의원 5명의 현장접근을 거부한 바 있다.
경찰은 농성자들이 요구할 경우 음식물과 식수를 올려준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감병만 마창진환경운동연합 부장은 “농성하는 입장에서 음식물을 올려 달라고 말하는 것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 일이어서 두 사람이 쉽게 요구할 수 없다”며, “그 때문에 건강악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감병만 부장은 “저 사람들은 그냥은 내려오지 않을 것 같다”며 “4대강 검증특위가 구성되어야만 내려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농성이 장기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낙동강국민연대는 “활동가들의 4대강 중단이라는 주장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빠른 진압에만 몰두하고 있는 경찰작전이 활동가들을 위험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날 낙동강국민연대가 요구한 사항은 ▷경남도경찰청이 농성장 관리를 맡을 것 ▷농성활동가에 대한 의사 건강검진과 휴대폰 배터리 공급을 지속적으로 할 것 ▷농성현장에 대한 자유로운 취재보장 ▷수자원공사와 창녕경찰서에 대해 국회차원의 진상조사단 구성과 현장조사 활동 ▷법정홍수기 동안 4대강 사업 공사 중단, 사회적 검증기구 구성해 환경영향평가 재실시 ▷경남도의회 특위구성으로 수질문제 등 주민피해에 대한 정밀조사 등이다.
이날은 또, 대구경북 골재노동자들이 수상보트를 이용해 함안보 임시물막이 앞까지 접근해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확성기를 통해 “정부는 4대강 사업 중단하라”라고 구호를 외쳤으며, 고공 농성중인 두 활동가도 구호로서 응답했다. 이에 경찰은 차량 경적으로 이들의 대화를 가로막는 한편, 다른 선박을 보내 골재노동자들의 행동을 저지하기도 했다.
한편, 고공농성 5일째를 맞이한 이날에는 천주교마산교구가 함안보 현장을 찾아 첫 미사를 열었다. 4대강사업 반대와 두 농성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미사는 이날부터 매일 오후 3시에 열리게 된다. 또, 저녁 7시30분에는 낙동강국민연대가 주최하는 함안보 촛불문화제도 매일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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