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립미술관(관장 박은주) 다목적 홀에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손으로 보는 조각전’이 열리고 있다.
경남도립미술관 지하 1층 다목적홀에 마련된 조각전에 들어서면 점자보도블록이 먼저 눈에 보인다. 그 테두리 안으로는 경남도립미술관 조각공원과 외벽에 설치된 조각작품을 축소해 놓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손으로 보는 조각전’은 시각장애인들에게 소외되어 온 영역인 미술작품의 감상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6월3일에서 7월18일까지 열리는 이 행사는 11점의 국내외 조각가의 작품을 시각장애인들이 손으로 직접 만져보고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한 전시회로 비장애인들도 눈가리개를 이용해 시각장애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전시회장을 찾은 한 장애인은 자원봉사자들의 안내를 받아 손으로 작품을 만지며 사물의 형태를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장애인들이 조각작품을 접근해 보는 것은 흔하지 않은 것이어서 그 형태에 대해서 쉽게 이해를 하는 것은 어려워 보였였다. 이 까닭에 자원봉사자들은 작품의 형태에 대한 안내와 설명으로 이해를 돕기도 했다.
시각장애를 가진 박태봉 경남장애인인권연맹 회장은 “시각장애인들은 실제 사물을 본 적이 없어서 작품에 대해 느끼는 것은 비장애인들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비장애인들이 손으로 전해지는 형태만으로 기억에 있는 사물의 이미지를 형상화하지만 사물의 형태를 본 적이 없는 시각장애인들은 그 이미지를 형상화하지는 못한다는 설명이다. 박 회장은 이런 행사는 시각장애인들이 사물의 형태를 직접 느끼며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덧붙였다.
비장애인들의 체험도 이어졌다. 연인과 친구들로 전시장을 찾은 이들은 눈가리개를 하고 손으로 조각작품 전체를 감상하면서 시각장애인에 대한 소통과 이해를 하는 기회를 가졌다.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는 정홍연 경남장애인인권연맹 부회장은 “시각장애인들이 미술작품을 감상할 기회는 거의 없는 실정”이라며 “장애인들에게도 문화적 접근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행사는 처음으로 열리는 행사이어서 관람객들의 의견을 받아 시각장애인들에게 보다 나은 문화를 제공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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