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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제의 망령 거제 취도기념탑, 평화의 돌탑 쌓아

일제의 망령 거제 취도기념탑, 평화의 돌탑 쌓아
오늘은 국치일 “일제 잔재물을 민족교육의 자료로 삼아야”


올해로 을사늑약 조약을 체결한 지 꼭 100년. 강압에 의한 치욕적인 조약이 체결된 1910년 8월 29일. 국치일인 을사늑약을 하루 앞둔 28일 거제시 사등면에 소재한 취도에서는 평화의 돌탑 쌓기 행사가 진행되었다.

 
△거제시 사등면 취도 ⓒ구자환
 


일제강점기에 해군 함포사격장으로 사용되어 지금은 그 형태가 10의 1만 존재하는 작은 무인도인 취도에는 일제강점기 일본군들이 러일전쟁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취도 기념탑’이 있다.

이 기념탑에 대해 지난 5월 16일 거제 YMCA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기자회견을 가지는 등 철거와 보존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취도 기념비가 일본에 대한 상품적 가치가 있다며 관광지로 개발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일본군국주의의 상징물인 기념탑을 관광지로 개발한다는 것은 민족정기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반대 의사를 나타내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의 잔재들을 모조리 철거한다는 것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과거의 불행한 역사도 후대의 교훈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이러한 논란 끝에 결국 우리 역사의 부끄러움을 함께 새기고 취도기념탑을 평화의 탑으로 바꾸어 놓자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참가자들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구자환
 

 
△돌탑쌓기를 하고 있는 참가자들 ⓒ구자환
 


평화의 탑쌓기 행사에 참가한 인원은 거제 YMCA와 마산의 열린사회 희망연대 회원 40여명. 강한 태양빛이 내리는 무인도에서 하루 동안 전승기념비를 평화의 탑으로 에워싸는 돌탑 쌓기 행사는 이렇게 진행되었다.

행사에 앞서 이들 두 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취도가 임진왜란 당시 조선수군과 왜의 수군들이 격전을 벌인 주요 해전지역의 중앙에 위치해 있다고 밝히고 일제가 승리기념탑을 이 무인도에 세웠던 이유는 “한반도 남해의 혈도를 끓고 우리 민족의 정기를 말살하고자 함이 분명했다”고 분석했다.

또 취도 기념탑에 새겨진 ‘취도회고’에서 “한 주먹에 취도는 옛 형태를 찾기 어렵고 바위는 포탄에 모래알 같이 부서졌다. 이 기쁘고 또 기쁜 일이 황국의 이름으로 천년이 가도 없어지지 않는 도다”라는 한 구절은 군국주의의 부활을 획책하는 일본우익들에게는 영광의 역사이지만 우리민족에게는 국권상실로 이어지는 불행한 역사적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두 단체는 평화헌법 폐기를 서두르며 급속히 우경화되어가는 일본이 침략의 과거사를 반성할 줄 모른 채 군사대국화로 이어져 군국주의의 끔찍한 부활로 이어질 것을 경계하면서 국치일을 하루 앞두고 제국주의의 망령 취도기념탑을 평화의 탑으로 모습을 완전히 바꾸어 놓는다고 밝혔다. 또 배타적 민족주의가 아니라 정의와 평화 공존공영을 염원하는 전 인류의 소망을 담아 평화의 돌탑을 쌓는다고 덧붙였다.

참가들은 돌탑 속으로 성명서와 참가인들의 서명을 담은 타임캡슐로 봉안하기도 했다.

 
△돌탑으로 변한 전승 기녑탑 ⓒ구자환
 

 
△평화의 돌탑 ⓒ구자환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