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청에 차려진 김대중 전 대통령 분향소 분향소를 찾은 한 할머니가 오열하고 있다.
MBC라디오 ‘최양락의 재밌는 라디오’의 ‘3김퀴즈’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로 막을 내렸다.
19일자 방송에서 ‘3김퀴즈’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한번도 정답을 맞히지 못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민주주의’라는 정답을 맞히는 기회를 드렸다. 고인에 대한 예의차원이기도 했다. 이렇게 ‘3김퀴즈’는 이날 막을 내렸다.
운전을 하며 자주 듣게 되는 라디오 프로그램 중에 하나가 최양락의 재밌는 라디오였다. 그 중에서도 마지막 순서로 기억되는 ‘3김퀴즈’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 김종필 전 총재를 등장시켜 이들을 희화하고 웃음을 선사했다.
이날도 무심코 자동차의 라디오를 켰다. 방송의 마지막 부분이 흘러나온다. 진행을 맡고 있는 최양락의 설명이 이날 따라 조심스러운 듯 차분하게 이어진다.
최양락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전하며 그동안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한 번도 정답을 맞히지 못한 김 전 대통령에게 마지막 기회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 또, 김 전 대통령이 국민을 즐겁게 할 수 있다면 자신에 대한 풍자와 개그를 해도 좋다는 허락을 해주었다며 감사하다고 전했다.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온 김 전 대통령의 성대모사는 이날 따라 차분하면서도 생전의 목소리를 완벽하게 재현해 착각이 들 정도였다. 특히나 못다이룬 민주화에 대한 안타까움이 스려있는 듯한 어감까지 반영되어 있어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성대모사를 통해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정답을 맞혔다. 그의 특유의 발음이 담긴 허스키한 음성으로 ‘민주주의’라는 정답을 맞혔다. 그런데 왠지 힘이 없어 보인다. 그것은 그가 일생도록 가꾸어 온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현실의 안타까움을 반영하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날 마지막 방송에서 김전 대통령의 성대모사는 평소와는 달리 멘트가 적었다. 많은 지식을 가진 그였기에 방송에서도 특징의 살려 해박한 지식으로 정답을 오랫동안 설명을 하는 캐릭터로 설정했다. 그만큼 멘트도 많았다. 하지만 마지막 방송에서는 차분하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마무리를 장식했다.
특별하게 기억에 남고 가슴을 찡하게 만들던 부분은 김대중 전 대통령(성대모사)이 “국민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라는 마지막 인사였다.
그 한마디에 코끝이 찡하게 울리기도 했다. 그 속에는 국민들이 보내 준 사랑에 감사를 전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고, 못다 이룬 민주화에 대한 안타까움, 그 회한이 서려있는 듯했기 때문이다.
방송의 진행을 맡고 있는 최양락도 이 날 멘트가 빛났다. 담담한 멘트로도 프로그램의 성격인 ‘유쾌함’을 잃지 않으려는 진행이 돋보였다. 이날 방송으로 인해 생존해 있는 그의 음성을 다시 들은 듯하다. 그러나 이제는 다시 듣지 못할 음성이다. 안타까움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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