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 연이어 도로로 나서는 촛불들
80년대 훌라 송도 등장...이명박 퇴진 요구
“이명박은 물러가라. 훌라 훌라.
미친소도 함께 가라 훌라 훌라.
조중동은 문 닫아라. 훌라 훌라.”
1일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는 80년대에 울려 퍼졌던 훌라 송이 다시 등장했다.
주말인 어제에 비해 인원이 절반가량 줄어들었지만,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변하지 않은 모습이다. 주최 측은 어제 현장모금으로 111만원이 모아졌다며 촛불문화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성원을 알리기도 했다.
또, 집회장 인근에 있던 50대 중반의 두 남성은 “그만한 표차로 대통령을 만들어 주었는데, 부자들만 위해서 일하니까 저 모양”이라며 이명박 정부에 대한 안타까움을 내비추기도 했다.
집회는 조중동에 대한 규탄과 더불어 “장관고시, 국민협박 이명박은 물러가라”라는 구호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왔고 시민들은 어제에 이어 다시 거리로 나섰다.
촛불문화제에 여는 말로 연설에 나선 경남여성회 이경옥 회장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광우병쇠고기를 먹이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회장은 “본인은 먹지 않으면서 왜 우리에게 먹이려고 하느냐”고 따지듯이 묻고 “이명박 정부가 상식적으로 유치원생도 이해가지 못할 행동을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보다 강경한 목소리는 역시 일반 시민들의 입에서 나왔다. 창원 도계동에서 왔다는 박모씨는 “인터넷을 통해 부상자들을 보고 있다”며 “이게 말이 되느냐.”고 분노를 표출했다.
그녀는 이명박 정부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부상을 당하고 있는 동안에 “이명박 대통령은 테니스나 치고 있었다.”고 인터넷 정보를 전하면서 “꼬라지가 맘에 들지 않는다.”며 “1%를 위한 정부를 믿을 수 없다”며 지속적인 촛불집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어 집회에 처음 나왔다는 김 모씨는 “학생들이 많이 참석하니까 어린 것들이 무얼 아느냐 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하고 오히려 “학생들이 인터넷을 통해 정확한 정보를 어른보다 더 많이 알고 똑똑하다.”고 집회 참가 학생들을 두둔했다.
그녀는 “40이 넘은 우리가 광우병에 걸리더라도 크게 문제가 안 될지 몰라도 10년, 20년 후에 청소년들이 광우병에 걸리면 누가 책임을 지겠냐.”며 “우리 후손이, 내 아이들이 한 사람이라도 광우병에 걸릴 것을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고 분개하고 “그럼에도 정부는 아무 문제없다고 말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늘도 시민들의 거리 시위는 이어졌다. 주최 측이 문화제 종료를 선언했으나 시민들은 그대로 서 있었고 그 순간 거리로 나가자는 제안이 나왔다. 시민들이 거리로 행진을 시작하자 경찰은 인도로 행진할 것을 요구했고 시민들도 인도로 향했다. 그러나 창원시청 로터리를 지나 상남 상업지구로 향하는 사거리에서 경찰의 인도통행 요구에 대한 내부의 반발이 일어났다.
순식간에 참가자들이 도로로 들어서면서 이를 저지하는 경찰과 짧은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실랑이 끝에 경찰은 결국 진로를 열어주었고, 시민들은 시청로터리를 돌아 정우상가에 도착해 애국가를 부르며 자진해산했다.
한편, 경남에서는 다가오는 3일과 5일, 경남전역이 창원에 집중하는 촛불문화제를 가질 예정이다. 또 민주노총 경남도본부는 미국산 쇠고기 반출을 저지하기 위해 노조원 200여명이 2일 부산 감만부두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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