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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남 함안지역 민간인학살 합동 위령제




한국전쟁전후 경남 함안지역 민간인 희생자를 추모하는 합동위령제가 29일 함안 문화원에서 열렸다.

진실화해위원회는 2009년 5월19일 함안지역 미국폭격사건에 대해 진실을 규명하는 한편, 같은 해 11월17일 에는 함안지역 국민보도연맹사건에 대해서 진실을 규명했다.

진실화해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함안지역은 미군폭격사건으로 최소 200여명의 민간인이 희생됐다. 또, 국민보도연맹 사건으로 450여명, 그리고 마산, 진주, 부산 형무소 재소자 희생사건으로 3417여명의 (국민보도연맹원 포함)무고한 민간인이 희생된 것으로 조사됐다. 
 

진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노래패 '맥박' 추모공연.

민간인 희생자들의 영령을 모시는 고유제.


이 날 위령제는 기독교와 천주교, 원불교와 불교의 순서로 진행된 추모행사에 이어, 고유제로 희생자들의 영령을 모신 가운데 진행됐다.

이춘근 함안유족회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따뜻한 동포애나 다정한 가족애 보다는 사상이나 정치이념에 더 큰 가치를 부여했던 혼돈의 시대에, 국가는 이데올로기의 의미조차도 모르는 이들에게 멍에를 뒤집어씌우고 집단참살 했지만, 6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해자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조사기간 연장을 요구했다.

퇴임식을 뒤로 하고 위령제에 참여한 조영규 군수는 “좌익, 우익의 사상적 대립 속에 오욕을 뒤집어 쓴 채 희생되었던 선량한 민간인 희생자 영령 앞에 고개를 조아린다”며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명예훼복에 힘써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영조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의 추도사는 김진원 조사국장이 대독했다. 유족들은 위원장이 공식행사에 한번도 얼굴을 내밀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영조 위원장은 추모사를 통해 “이 참담한 사건을 돌이켜 보면서 비록 국가의 존립자체가 위협받는 비상한 상황이었다고는 하나 국민의 생명권이 경시되는 일은 되풀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다지게 된다”며 “60년 전의 사건을 교훈삼아 다시는 이 같은 참상이 되풀이되지 않게 우리 모두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의 추모사에 이어 윤호상 전국유족회 공동대표는 “억울하게 희생당한 영령들의 시신수습과 못 다한 유해발굴이나 위령제에 대해서 이 정부는 굳게 입을 다문 채 함구하고 있다”며 “유엔과 세계 인권위원회 및 NGO와 전 세계 언론에 우리의 실정을 알려서 정부에 압력을 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임식을 하루 앞둔 김두관 경남지사 당선자의 격려사는 강병기 정무부지사 내정자가 대독했다.

김두관 당선자는 “국가가 나서서 민간인에게 남겨진 전쟁의 아픔을 치유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점이 매우 아쉽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적극 나서서 유가족의 아픔을 위로하도록 노력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위령제는 종교의식과 함께 진혼무로 희생자들의 넋을 달랬다.

민간인학살 유족들이 헌화하고 있다.


한편, 진실화해위원회는 30일 공식조사활동을 마무리한다. 참여정부시절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에 의해 2005년 12월 설립된 진실화해위원회는 2006년 4월부터 진실규명 조사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