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년 확 묻어버려”... 용역경비, 감물리 주민폭행
주민들, 3년 동안 생수공장 저지...생활터전 뺏길 수 없어
2002년부터 생수공장 건립을 두고 주민과 업체, 밀양시가 마찰을 빚어 온 밀양시 단장면 감물리에서 용역들과 주민간의 충돌이 벌어져 다수의 주민이 부상당하고 정신을 잃고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벌어졌다.
밀양 표충사를 인근에 둔 단장면 감물리에 사는 주민들은 164가구로 350여명이 살고 있다. 이곳에 건설 중인 생수공장은 2천 7백여 평 규모. 주민들은 생수공장이 들어서면 식수와 농업용수가 고갈되어 마을이 파괴된다고 생존권 보호를 호소하고 있다.
60대 이상의 노년층이 대부분인 마을주민들은 얼음골 샘물(주)가 이상조 전 밀양시장이 자신의 임기 중 가족과 대리인을 내세워 공장 건설을 추진했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생수 고갈시키는 물공장 반대한다" ⓒ구자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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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역경비 동원, 공사자재 넣으려다 충돌
감물리 주민들은 '물공장반대 주민대책위'를 구성하고, 3년 동안 밀양시와 업체와의 지리한 싸움을 힘겹게 이어왔다.
2002년 부지를 매입한 밀양얼음골 샘물(주)는 2004년 샘물개발 허가를 취득하고 공사를 강행했다. 같은 해 주민대책위는 이를 반대하며 밀양시와 경남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면서 생존권 보호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5일부터 공사가 다시 시작된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5일 농성장에서 집결해 꼬박 밤을 새웠다.
이어 6일 주민들이 회의로 농성장을 비운 상태인 오전 10시경 50여명의 건장한 청년들이 나타나면서 하루 동안 3차례의 충돌이 발생해 고령층인 주민들이 부상을 당했다.
주민들 대부분이 60대 이상 고령층이다 ⓒ구자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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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도 없나" 나무라자, "없다. xx년아, 확 묻어버려"
10시경 김봉조(82세) 할머니는 공사장 내 펜스 설치를 저지하다가 내동댕이쳐지고 떠밀려 실신한 채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생수공장 안에서 들어 누웠는데 그 깡패들이 들고 나를 풀 속으로 내던졌어"
할머니는 혼자 몸으로 건장한 청년들을 막아 나섰지만 당할 수가 없었다.
"다시 일어나 들어가려는데 밀쳐서 주저앉은 채 쓰러졌어"
강한 완력으로 양 손목 전체가 커다랗게 시꺼먼 피멍으로 뒤덮인 채 밀양 한솔병원에 입원중인 김봉조 할머니는 어지럽다며 뇌진탕 증세를 호소하고 있었다. 할머니는 목 부위에 고정대를 부착했고, 무릎이 부어올랐으며 허리에 심한 충격을 받아 뼈에 금이 가 있는 상태이다.
용역들과 주민들의 충돌은 2차례 더 발생했고, 손자, 자녀 뻘인 용역들의 폭력과 무자비함에 주민들은 혀를 내둘렀다.
한 할머니는 "부모도 없냐"며 용역경비를 나무라자 "없다, xx년아. 확 묻어버려"하고 멱살을 붙잡은 채 협박을 하더라며 분을 삭이고 있었다.
또, 주민들이 점심으로 라면을 먹는 사이 실랑이가 오갔는데, 용역들이 라면 그릇을 발로 차버리고, 인분과 모래, 자갈돌을 던지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주민들은 분노했다.
이 날 하루 벌어진 세 차례의 충돌로 비교적 젊은 층에 속하는 60대의 노인들은 무릎과 손등에 커다란 상처를 입었고, 용역들로부터 집중적인 구타를 당하기도 했다.
"물공장 폐쇄하라" ⓒ구자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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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폭력 수수방관...용역은 시장에게 시위?
용역들과의 충돌로 한 주민이 실신하고, 상황이 심각해지자 엄용수 밀양시장이 찾아와 현장을 둘러보고 용역 책임자와 면담을 가졌다.
주민들에 의하면 엄 시장이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한다. 서로 책임질 일은 없도록 하자"는 내용의 말을 전하고 차량으로 이동한 직후, 용역책임자의 한마디로 현장이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렸다고 한다.
용역 책임자는 시장이 차량으로 이동하자 들으라는 듯이 "책임질 일은 책임지면 되고, 자 시작해"하고 지시를 내렸고, 용역들은 주민들에게 거친 물리력을 행사하면서 또 한 차례의 격한 충돌이 벌어졌다.
대책위 관계자는 밀양시장이 그 상황을 보았다고 전하면서, 용역지휘자가 시장에게 시위를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리고 밀양시장은 그 상황을 보면서 보좌관의 권유에 따라 되돌아갔다고 덧붙였다.
또, 주민들은 용역경비들이 주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경찰이 앞에서 보면서도 수수방관하고 있었다고 분개하고 있다.
용역들의 폭행으로 입원한 김봉조 할머니, 손목에 검은 피멍이 들었다 ⓒ구자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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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 물 공장 폐쇄... 폭력책임자 처벌 요구
감물리물공장반대 대책위와 밀양민주시민단체연대는 7일 감물리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민원해결과 폭력행위자 처벌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현재 법원에 공사중지가처분 소송이 진행 중이며, 이상조 전 밀양시장이 가족과 대리인을 내세워 대표이사를 바꾼 상태에서 손해배상과 금전으로 주민들을 회유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물 공장 건설은 감물리 주민들과 인근 주민들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고 밝히고, 재력으로 공공자원을 갈취하는 행위를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또, 얼음골샘물(주)의 사과와 공장폐쇄, 김봉조 할머니를 폭행한 용역깡패 구속수사를 요구하고, 밀양시와 시의회에 문제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리고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석영철 부위원장은 경찰청장의 도당 방문 시, 이 사태에 대해 항의하겠다고 말하고, 민주노동당 소속 도의원들의 주민간담회로 의견을 청취하는 한편, 환경단체를 통해 문제제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기사입력 : 2006-09-07 19:50:29
최종편집 : 2006-09-07 22:29:50
최종편집 : 2006-09-07 22:2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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