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대림비앤코 노동자들이 알몸이 된 이유


해고노동자들의 천막농성장 철거에 나선 관리자들과 조합원들이 충돌하고 있다.

수적 열세에 몰린 대림비앤코 해고 노동자들이 알몸으로 저항하고 있다.ⓒ 대림비앤코노동조합


대림비앤코(B&Co) 사측이 농성중인 천막을 기습적으로 철거하려다 노동자들의 격렬한 저항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날 노동조합 간부를 비롯한 해고노동자들은 알몸으로 맞서 천막농성장을 지켜냈다. 

대림비앤코는 지난 4월7일 타일사업부의 적자경영을 이유로 구조조정을 발표하면서 노동조합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이 회사는 조합원 10명에 대해 정리해고를 단행한 후 2차 해고를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일방적인 해고를 단행해 경제위기에 편승한 부당해고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회사의 기습적인 천막철거... 알몸으로 저항
 

노조쪽에 따르면 회사는 8일 오전 8시40분경 관리직 사원 30여명을 동원해 기습적으로 천막철거를 강행했다. 당시 천막농성장에는 해고노동자 4명이 천막을 지키고 있었다. 
 

회사쪽의 움직임을 감지한 노동조합도 급히 조합간부들을 동원해 천막철거에 맞섰다. 밀고 밀리는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숫적으로 열세인 노동자들은 급기야 상의를 벗고 알몸으로 저항했다. 
 

대림비앤코 노동조합 김문겸 사무국장은 “부당해고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회사가 무리한 행동을 감행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조합이 상급기관에 지원을 요청하고 언론의 취재를 우려한 회사가 15분여 만에 철수를 했다”고 말했다. 
 

천막농성중인 한 해고자는 “사장이 ‘명예롭게 가 달라’고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생계문제에 목숨을 걸고 있는 사람에게 명예롭게 가 달라는 것은 열사가 되라는 소리냐”며 “명예를 찾아야 할 곳은 힘 있고 가진 것 있는 회사”라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천막농성장 철거에 나선 관리자들이 노동조합위원장을 제압하고 있다.ⓒ 대림비앤코노동조합

강제철거 소식을 듣고 달려 온 한국노총 경상남도본부 소속 노조가 약식 집회를 가지고 있다.


 천막 강제철거에 따른 충돌이 알려지면서 한국노총 경상남도본부 관계자와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경남도본부 관계자에 이어 포스코 특수강, 덴코풍성전자 노동조합 간부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경남도본부 김은겸 사무국장은 350명의 조합원 중에 10명을 회사가 흡수해 고용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문제라며 사측의 강제해고를 비난했다. 그는 “차라리 일자리를 나누고 고용을 유지하는 것이 정상적인 방법”이라며 “회사의 일방적인 강제해고에 맞서 당연히 투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회사의 천막강제철거에 항의해 약식 집회도 열렸다. 
 

이정식 대림비앤코 노동조합위원장은 “악랄한 자본이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다”며 “인위적인 구조조정에 대해서 한 발자욱도 물러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경남도본부 김은겸 사무국장도 “지금까지 자본과 정권의 탄압에 맞서 굳건히 싸워오고 있다”며 “대림자본에 저항해 전 조합원이 뭉치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막농성중인 대림비앤코 해고 노동자들이 아침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미안하다. 이 아픔 마음을 전해 주어서'

일방적 전환배치...50대 이상 고령의 산재환자만 대상? 

한편, 대림비앤코는 앞서 7일 해고대상자 12명 중 5명을 충북 제천 공장으로 발령냈다. 
 

이에 대해 노동조합은 “5시께 퇴근시간에 전환배치 발령이 났다. 노동조합과는 어떤 협의도 거치지 않고 이루어졌다”며 “사실상의 해고조치”라고 비난했다. 조합에 따르면 이들 5명은 50대 이상의 고령의 노동자로서 모두 산재환자와 진폐 환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동조합은 충북 제천공장으로 발령이 난 14명 가운데 4명의 노동자가 견디다 못해 명예퇴직을 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영문도 모른 채 해고.."막막해서 눈물만 납니다"
              우량기업이 경제위기 편성해 정리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