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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질근질근 밟아버려" "밀어버려"

용역경비들 부산 홈플러스반대 주민 '폭행'...부상자 속출


부산 감만동 삼성 홈플러스 신축공사가 무리하게 진행되면서 부상자와 폭력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시공사인 주)시티엔지니어링은 공사를 강행하기 위해 주민들의 시위를 물리력으로 제지하는 한편 주민대책위 위원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또 경찰은 24일 오전 8시경 차량을 저지하는 주민들을 병력을 투입해 완전히 포위, 격리시키고 위원장을 포함한 주민 28명을 연행했다. 또 용역경비들은 남아있는 주민들이 격렬히 공사를 저지하자 보이지 않게 폭력을 행사하면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주민들이 공사차량을 가로막자 현장직원과 용역경비들이 제지하고 있다 ⓒ구자환
ⓒ 민중의소리

주민들은 기자가 없는 시간에 폭력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이날 하루 동안 3명의 주민들이 병원에 실려 갔다.

정순희씨(60세)와 박태수씨(51세)는 부산시 ‘좋은 강안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최차열씨는 강안병원에서 성형수술이 되지 않아 문화병원으로 급히 이송되어 간 상태다.

현장에는 대부분의 주민이 경찰에 연행되어 간 탓에 나이든 노인들이 남아 공사차량을 온 몸으로 저지하고 있다. 50~60대 여성이 대부분인 주민들은 트럭 밑으로 들어가 차량을 저지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 공사차량이 나타나면 빠짐없이 차량을 막아서면서 격렬한 충돌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오전 한때 주민이 주행 중인 공사차량을 가로막고 나서면서 사고가 발생할 뻔하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부상자가 속출하는 등 문제가 심각해고 있는 것에 반해 아직까지 협상이나 타협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응급실에서 치료중인 박태수씨 ⓒ구자환
ⓒ 민중의소리

응급실에서 치료중인 정순희 할머니 ⓒ구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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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대책위 위원장등 주민 28명 연행

이틀 동안 안전사고에 대비하던 경찰은 이날 태도가 돌변해 오전 8시경 주민들을 포위, 격리시켰다. 이 과정에서 대책위 위원장 김광수 씨를 포함하여 주민 28명이 부산 남부경찰서로 연행됐다. 또 주민 한 명이 경찰에 떠밀려 후두부를 다쳐 실신하기도 했다.

경찰은 시공사가 업무방해 행위로 대책위 위원장을 고소해 왔다고 말하고 다른 주민들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 경찰관계자는 주민들을 교통방해혐의로 연행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경찰이 회사의 편을 들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용역들 역시 교통을 방해하고 있음에도 주민들만 연행했다는 불만이다.

이 주장에 대해 경찰은 교통이 막히는 것은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1~2시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하고 용역들의 경우, 경찰이 경고를 하면 지시를 받아들이고 있다며 주민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 집시법에 의해 연행하기 전 3차례 경고를 내리고 집행을 한다고 말하며 주민들은 이를 어기는 한편, 집회 신고한 장소를 이탈했다고 연행배경을 설명했다.

주민이 누워서 차량을 저지하고 있다 ⓒ구자환
ⓒ 민중의소리


쓰러진 사람에게 오줌 누며 “야 새끼야 술이나 처먹어라”

부산 ‘좋은 강안병원’에서 치료중인 박태수씨는 팔을 허리 뒤로 심하게 꺾였다. 그는 당시 “용역경비들에 의해 완전히 고립된 상태로 혼자 쓰러져 있었다”고 말하고, 그 과정에서 “용역이 자신을 향해 오줌을 누기도 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또, 자신에게 막걸리를 뿌리며 “야, 새끼야 술이나 쳐 먹어라, 아주 꼴통이다”라며 인간적인 모멸감을 주었다고 분개하면서, 쓰러진 자신을 발로 무참히 밟기도 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이를 지켜본 한 주민은 그 순간 경찰은 방관만 했다며 경찰을 원망하기도 했다.

같은 병원에서 치료중인 정순희 할머니는 전투경찰에 의해 방패로 떠밀려 쓰러지면서 후두부를 심하게 다쳐 실신했다.

간호중인 한 주민은 오전 8시경 경찰과 용역들이 레미콘 차량을 공사장으로 넣기 위해 주민들을 완전히 격리시켰다고 말하고, 할머니가 쓰러진 후에도 경찰은 1~2분간 실신한 정순희 할머니를 그대로 방치하다가 들어서 밖으로 옮겼다며 분노를 표시했다.

문화병원에 입원중인 최차열씨는 낯 12분 30분경 공사장으로 진입하려는 레미콘 차량을 저지하기 위해 뛰어가는 순간 경비용역에 의해 둘러싸인 채 폭행을 당했다.

지켜본 주민들은 용역경비가 최 씨를 밀면서 발로 차고 주먹으로 때렸다고 설명하면서 그 와중에서 한 용역경비가 방망이로 얼굴을 때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회사관계자는 막는 과정에서 부딪쳤다며 폭행사실을 강하게 부인했다.

주민이 차량을 저지하자 인부와 용역들이 제지하고 있다 ⓒ구자환
ⓒ 민중의소리

주민들이 차량 밑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구자환
ⓒ 민중의소리


사장이 지시했다...“질근질근 밟아버려”

주민들은 공사강행을 저지하려는 자신들에게 용역들이 엄청난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병원에서 간호중인 한 주민은 용역경비 지휘자가 “자기들이 때리는 것은 당장에 표시도 나지 않고 진단도 나오지 않는다”며 “한 달 후에 골병이 들거다”라는 말을 하면서 “조심하라”고 협박을 했다고 말했다. 또 “질근 질근 밟아버려”, 차로 “밀어버려라”라는 지시를 하기도 했다고 말하고 세상이 무법천지가 된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한 주민은 용역들의 힘에 못 이겨 적당히 하라며 다그치자 용역 한명이 “사장이 지시한 것이라고 말하더라”며 그들은 하루 일당 15만 원을 받고 있다고 말을 전했다. 또 이들은 진주, 거제, 밀양 등 타 지역에서 파견되어 왔다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용역경비들은 기자의 취재가 시작되자 “곱게 모셔라”라고 말하는 등, 온순하고 합리적인 제지 방법을 선보이기도 했다.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