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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자살종결 이주노동자 사망사건 전면 재수사


자살종결 이주노동자 사망사건 전면 재수사
“송출업체 사후관리 부재...구조적 문제로 발생”


지난 1월 17일 경남함안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중국이주노동자 리동호씨의 유족들이 경찰관서에 출두해 참고진술을 받았다. 2월 3일 경남경찰청 1인 시위 후 수사진이 교체되고 국과수 부검을 마친 상태.

8일 함안경찰서에 출두한 고인의 유족들은 부검결과와 현장에서 나타난 의혹들을 제기하고 사인을 정확히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이로서 검찰청에 송치되면서, 자살로 종결되었던 리동호씨의 사망사건은 다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2월 3일 경남지방경찰청앞 유족 1인 시위 ⓒ구자환
ⓒ 민중의소리


지난 7일 실시한 부검에서 국과수는 추락사라는 결론을 내렸다. 부검결과 좌측 두부 손상과 대동맥 손상, 심장부분 척추 절단, 목 부위의 갑상연골 손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그리고 오른팔의 찰과상 외에는 외관상 반항이 있었다는 것을 입증할 만한 상처는 없다고 한다.

하지만 목 부위의 갑상연골 손상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다. 국과수의 견해 역시 추락 시에 발생하는 상처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는 것.

여기에 현장에 남아있는 아파트 외벽의 신발자국은 사건을 추정하는데 더욱 강한 의문을 남겨주고 있다. 직선으로 내려간 아파트 복도 난간 외벽 아래로 미끄러지듯 짙게 묻어있는 자국은 고인이 벽면과 밀착해 추락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5층에 거주했던 고인의 신발자국이 4층 복도 베란다에 짙게 묻어 있는 현상에 대해 “수사경찰은 머리 부분이 먼저 떨어지면서 신발이 벽면에 끌리지 않았나.”하고 추정했지만 단정하기는 힘들다며 보강수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리동호씨의 자살설의 배경이 된 정신질환문제에 대해서도 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 유족의 주장과 회사의 주장이 정면으로 배치되고 있다.

아파트 4층 난간벽면의 신발자국 ⓒ구자환
ⓒ 민중의소리


회사와 유족의 주장

경남 함안에 소재한 사측의 모 부장은 이동호씨의 사망사건에 대해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그는 경찰에서 자살로 추정한 것을 자신이 말했을 뿐이라며 자살을 했다는 말은 회사가 한 것이 아니라 경찰의 추정이었다고 강변했다.

그리고 이번 사건이후에 회사동료들이 무서워하고 방을 옮겨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사측도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건발생 전날인 16일 낮에 현장에서 있었던 일을 설명하며 고인이 정신이상증세가 있었음을 강조했다.

고 리동호씨 ⓒ구자환
ⓒ 민중의소리
그의 말은 현장의 직장이 낮 시간에 “동호가 떨어질지 모른다”는 보고를 했다는 것이다. 멍하게 서있던 고인이 지게차를 운전하는 동료를 보고 “00은 살리고 나를 죽이세요”라는 이해할 수 없는 말과 행동을 하더란 것이다.

보고를 받은 ㅅ부장은 “저녁에 동호가 자는 걸 보고 잠을 자라”는 당부를 하고 밤 11:10분에 퇴근하면서 도중에 사고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그리고 그는 동료들의 따돌림이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 자신은 알지 못하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또 고인에 대해서는 회사 업무를 진행하는데 있어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사측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유족들은 건강했던 아들이 정신질환을 일으켰다는 것은 믿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 사망하기 이틀 전에 집(중국 연길)으로 전화가 왔었다고 강조하고 “회사동료들이 자신을 괴롭혀 힘들다”며 대화말미에 “동료들과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사인에 대한 진상을 요구했다.

리동호씨 사망사건, 사후관리 부재에서 비롯된 것

한편, 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 김형진 상담실장은 리동호씨의 사망사건은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사후관리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 속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동부, 중소기업협동중앙회, 산업인력관리공단 등이 막대한 이윤이 생기는 이주노동자들의 송출문제에만 매달려 사후관리는 실질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는 것.

그는 사후관리업체의 직원이 약 200여명 정도라고 설명하고 이렇게 부족한 인원으로 실질적 관리를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이런 구조적 문제 속에서 이런 부류의 사고는 더 생겨 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