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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3만원에도 안 팔리는 송아지

닭 가격이 3만원하는데 송아지 가격도 3만원이라면 믿어지시나요?

실제로 송아지 가격은 사료를 먹을 수 있는 1주일이 지나면 3만원, 2주가 지나면 5만원이라는 것이 낙농 육우 농민들의 이야깁니다.
 

불과 80년대만 하더라도 농촌에서는 소나 송아지를 눈물을 머금고 팔아서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곤 했습니다. 대학등록금이 1천만원이 된 시대에서는 소를 팔아서 등록금을 마련한다는 이야기도 어느덧 옛말이 되어버렸지만, 송아지 가격이 이처럼 말도 안 되는 가격이라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더 웃기는(?) 현상은 3만원짜리 송아지가 거래조차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먹는 삼겹살을 먹더라도 몇 사람만 앉으면 3만원이 넘게 나옵니다. 그런데도 왜 겨우 3만원하는 송아지가 시장에서 팔리지가 않을까요?
 

낙농, 육우농가의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호주산 수입소 1마리 가격이 190만원에서 200만원 정도 한답니다. 산술적으로는 3만원짜리 송아지를 사서 1년 넘게 키우면 엄청난 이윤이 생기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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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날에는 논두렁이나 들녘에서 소를 먹이며 키웠지만, 지금은 사료로서 키워야 하기 때문에 사료비가 들어간답니다. 그런데 이놈의 사료값이 너무 비싸다는 것입니다. 송아지 한 마리를 키우려면 사료값만 205만원 정도 들어간다고 합니다. 송아지를 키우면 키울수록 적자가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낙농, 육우 농가는 정부가 말로만 친환경농산물을 이야기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의 경우 사료에 대해 80%를 자급하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오면서 한우가격이 폭락한데 반해 사료값은 오히려 폭등해서 낙농, 육우농가가 채산성을 맞출 수가 없게 된 것입니다.
 

“1983년에는 소 한 마리의 가격이 최고 160만원을 했다”는 한 농민은 “지금은 육우 한 마리당 100만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한 육우농민은 “정부가 기업에는 공적자금을 투입하면서, 쇠고기 수입으로 생존권을 박탈당한 농가에게는 왜 공적자금을 투입하지 않느냐”고 따지기도 하더군요. 
 

한국낙농육유협회 경남도지회는 육우대책마련 요구에도 수수방관하던 정부가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를 개방해 놓고, 그 피해를 육우농가와 송아지를 제공하는 낙농가에게 떠 넘겨 버렸다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또, 어쩔 수 없이 송아지를 거리에 방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더 이상 낙농, 육우농가에서 송아지를 기를 수 없게 되었다는 하소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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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의 미명아래 친 기업 일방향인 정부의 정책으로 쌀농가에 이어 축산농가도 된서리를 맞고 있습니다. 암담한 현실은 도시에서도 농촌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언제나 소박한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오려는지 답답하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