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경남독립영화제’가 폐막식을 끝으로 3박4일의 일정을 마쳤습니다.
독립영화제라고 하면 ‘딱딱하다’. ‘재미없다’는 선입감을 가진 분들이 많기에 이번 프로그래밍은 재미를 우선으로 두었습니다. 그런 만큼 소재와 아이디어가 뛰어난 작품들도 많았습니다.
‘경남독립영화제’인 만큼 지역의 작품들도 상영이 되었습니다. 명색이 ‘경남독립영화제’인데, 지역의 작품이 없다면 우스운 모습이 됩니다.
우선, 우리지역 작품만을 소개하면 개막작으로 최정민 감독의 ‘야생화’가 18일 상영되었습니다. ‘야생화’는 도시에서 살고 있는 노숙자가 한 꼬마소녀가 동전대신 넣어 준 꽃다발을 보고, 직업을 구하려다 끝내 좌절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둘째날은 김창영, 박영락 감독의 ‘아픔.. 그리고 희망’이란 작품인데, 가정환경으로 비뚤어진 삶을 사는 ‘거리의 소녀’들의 다시 삶을 되찾는 과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셋째날은 박재현 감독의 ‘물 흐르는 대로’란 작품, 그리고 마지막 날 폐막작으로 제가 만든 ‘회색도시’란 작품이 상영되었습니다. 초청작으로는 ‘무림일검의 사생활’ ‘우리는 액션배우다’등이 상영되기도 했습니다.
전반적으로 흥행을 한 영화제는 아니었지만, 관심을 가지고 찾아준 분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표를 직접 입구에서 구매하고 들어가시는 분들도 있었는데, 영화제 스탭들에게는 무한 기쁨을 주신 분들이기도 했습니다.
하루 스탭을 제외한 순수 관람객은 20~30명 선이었습니다. 독립영화제 치고는 상당히 많은 분들이 다녀간 것입니다. 문제는 폐막식 날이었습니다. 비가 내리고 날씨가 갑자기 추워진 탓인지 순수 관람객은 2명. 개인적으로 더욱 난감했던 것은 제 작품이 상영되는 날이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울산포항건설노조의 포스코 점거와 하중근 조합원의 죽음의 과정, 그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과정을 1년 넘게 담은 작품인데, 많이 힘들어하면서 만든 작품입니다. 그 작품을 끝낸 이후에는 홀랑 망해서 2년 동안 죽을 고생을 했습니다. 나를 더욱 슬프게 하는 것은, 노동자들에게도 관심을 끌지 못한 작품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영화를 사명감이나 성질대로 만들지 않기로 반성도 많이 했습니다.
이번에 경남도민일보가 많이 도와주었습니다. 특히 이동욱기자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함께 해주어서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영화제에 참여해주신 관객분들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 스크린을 직접 제작해 주시고, 장소까지 대여해 주신 ‘극단 나비’대표님과, 몇 몇 후원해주신 분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올해 역시 영화제는 적자로 끝이 났지만, 내년에도 변치 않는 모습으로 좀 더 나은 영화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 하겠습니다.
'문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왜 여성 누드모델만 있는 것일까? (10) | 2009.09.10 |
---|---|
『나의 친구, 그의 아내』시사회 (4) | 2008.02.22 |
독립장편영화, 쇼케이스 『처음 만난 사람들』 (2) | 2008.0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