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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강제철거 당한 장애인단체 천막농성

경남 마산시 석전동에 위치한 안홍준 한나라당 의원 지역사무실에서 50일 동안 농성중이든 장애인 단체의 천막이 5일 마산시로부터 강제 철거당했다. 

지난 9월17일부터 농성에 들어간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 협의회는 “중증장애인 20만 명 중 10%만이 활동보조금을 받고 있다”며 “삭감된 활동보조인 예산 150억을 확보해 달라”고 보건복지가족위 간사인 안홍준 의원에게 요구해왔다. 이에 대해 안의원은 삭감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 날 마산시 도로과 도로행정계장은 “장기농성으로 인근주민과 상인의 민원이 제기되어 왔다”며 4차례 자진 철거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건물 내 장사를 하는 사람들의 민원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1층의 란제리 가계는 앞부분에 마네킹만 진열되어 있는 상태로 매장 내에는 실제 상품의 진열은 보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송정문 대표는 “개업식을 하지 않은 매장인데, 어느 날 주인이 매장 앞부분에 마네킹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제압당하고 있는 장애인


경찰의 협조를 얻어 이루어진 행정대집행은 오전 11시 8분경 집행돼 15분여만에 완료됐다. 
 

당시 천막농성장 안에는 장애인 4명이 기거해 있었으나, 마산시청은 철거사유를 통보하고 천막을 걷어냈다. 이 과정에서 장애인들은“우리는 어떻게 하라고 합니까?” “장애인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냐”며 울부짖었다. 하지만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예산은 생명”이라는 천막은 15분여만에 철거됐다.  

또, 장애인들이 추위를 피해오던 바닥의 장판이 철거되면서 경찰은 4명의 장애인들의 사지를 들어 휠체어로 옮겼다. 장애인들은 바닥을 기며 온 몸으로 “가지고 가지 마십시오”라며 항의를 해보았지만 역부족이었다. 바닥을 이어놓은 플라스틱 받침대를 에워 잡고 저항해 보지만 여지없이 사지를 들려 휠체어로 옮겨졌다. 농성장은 장애인들의 고통스런 외마디 비명과, 안홍준 의원에게 “(예산확보)노력해 달라고만 했다”는 절규와 울음으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이 과정에서 마산시 도로과 도로행정계장은 “50일 농성을 진행해 오면서 뜻 한 바는 전달되었다”며 협조를 부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장애인활동보조금 예산은 생명’이라고 절규하는 장애인들에게는 무미건조한 말이었다. 
 

천막철거가 끝나자 한 장애인은 안홍준 의원 사무실 출입구에서 비껴달라며 경찰에게 매달렸다. 그는 “안홍준 의원님, 장애인들 살려 주십시오” “한번만 만나 주십시오”라며 울부짖었다.

농성장을 철거하고 있는 마산시

천막을 철거당한 장애인이 안홍준의원에게 호소하고 있다


장애인들의 절규



그 동안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 협의회가 천막농성과 집회를 이어오면서 대화를 요구했지만, 안홍준 의원과의 면담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난 10월21일 저녁9시께 경남도의회 의장과 경남장애인총연맹 회장이 사태해결을 위해 방문을 했지만, 여태껏 아무런 연락이 없다는 것이 송정문 대표의 말이다.
 

송정문(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대표)씨는 “안홍준 의원에게 ‘150억원의 예산확보’라는 언급 없이 ‘예산확보에 노력하겠다’라는 합의서를 작성하자”고 요구했으나 안의원측에서 답변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50여 일간 농성을 진행해온 장애인들은 최근 추위로 무척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나태연씨는 “안홍준 의원사무실이 있는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해 1km 가량 떨어진 마산역 화장실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또, “음식은 민주노총 금속노조경남지부에서 준비해 온 것으로 많이 해결했다”며 “안홍준 국회의원님께서 하루빨리 우리의 마음을 알아주셔서 활동보조 금을 확보할 수 있게 노력해 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장애인들이 절규하고 있다

제압당하는 장애인


한편, 이 날 안홍준 의원 사무실은 비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기자의 출입을 제지한 마산동부서 모 경위는 “관계자 이외에 출입을 허용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사무실에 사람이 없다”고 거듭 말했다.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는 장애인 활동보조예산에 대한 국회 상임위 의결이 남아있는 만큼 농성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