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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창원의 촛불은 왜 꺼지지 않을까?

창원에서는 매주 수요일이면 광우병쇠고기 대책위 소속 단체들이 번갈아 가면서 촛불문화제를 이어간다. 오늘도(4일) 어김없이 정우상가 앞에서는 33차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물론 참석한 시민들은 20~30여명 남짓하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에 대해 성토하는 발언의 수위는 변함없이 드높다.


경찰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서울에서도 촛불이 사실상 꺼진 것으로 보이는데, 경남에서는  창원과 밀양에서만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나름의 곤란스러운 모습도 엿 보인다. 그래서 사뭇 궁금해진다. 창원에서의 촛불은 왜 꺼지지 않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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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33회 촛불문화제


그 해답은 현장에 서면 바로 알 수 있다. 광우병 쇠고기 문제로 촉발된 촛불은 정부의 정책에 대해 성토하는 자리였던 만큼, 신뢰를 잃어버린 정부의 정책들이 이들의 촛불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발언대에서 나오는 주장들은 보면 이러한 위기의식과 분노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창원시의회 정연주 시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BBK로 시작해서 많은 문제점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경제를 살린다고 해서 (국민들이)뽑아 주었는데, 경제는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정치인으로서 부끄럽다고 했다.


그리고 시민들의 참석이 줄어든 것에 대해 “너무 먹고 살기가 힘들어서 마음은 함께 하고 있지만 참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며 “그들이 다시 나올 때까지 촛불을 지켜갈 것”을 약속했다. 현재의 상황이 더 악화되면 시민들이 다시 나올 수도 있다는 말이다.


언론방송장악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은 이어졌다.


경남민언련 강창덕 대표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 제일 먼저 한 행동은 언론장악”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kbs 사장을 대통령이 임명을 할 수 있지만 해임의 권한이 없는데도 해임을 했다”며 날을 세운다.


“전과 14범인 사람이 대통령이 되니까 법을 무시하고 있다”는 비난이다. 그는 “교도소에 가더라도 전과 14범을 만나기 어렵다”며 공영방송인 kbs와 mbc를 시민의 힘으로 지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정부의 감세정책에 대해서도 성토가 이어졌다. 다수의 가지지 못한 이들보다 소수의 부자들을 위한 감세정책이란 것이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의 정책은 강남구, 기독교, 가진 사람을 위한 정책이 전부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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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노래단 '도담바담'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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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문화의 집 여성댄스동아리 '이카루스'공연


현장에서는 가끔 촛불이 정점에 달했을 때 도로를 가득 메운 시민들이 그립기도 하다. 그러나 이들은 소수이지만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꿋꿋하게 서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촛불을 꺼뜨리는 않을 때만 이명박 정부의 5년을 지키고 감시할 수 있다고 했다. 


이렇게 창원의 33회 촛불문화제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공연과 시민발언, 영상상영으로 이어진다. 그 속에서는 격렬한 규탄발언이 나오기도 하지만, 흥겨움과 박수갈채로 소통하는 촛불들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