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여보, 당신에게 너무 미안해...사랑해"


"여보, 당신에게 너무 미안해...사랑해"
가족 끔찍히 사랑했던 故 김동윤 열사가 남긴 문자메시지


“여보, 당신에게 너무 미안해. 너무나 가슴 아프다”

지난 10일 분신을 했던 김동윤 열사가 가족에게 보낸 마지막 문자메세지이다. 운행 전에 자주 가족들에게 문자메세지를 보내며 애정을 표현하곤 했던 그는, 마지막 문자메세지를 통해 가장으로서 가족에게 어려움을 토로할 수 없었던 아픔과 울분을 표현했다.

분신현장에서 수습된 그의 유품은 휴대폰과 불에 탄 지갑, 그리고 손목시계. 고 김동윤 열사의 친동생인 김동근씨는 기자에게 유품을 보여주며 가족을 많이 생각하고 아끼던 사람이라고 회상했다.

△고 김동윤열사의 휴대폰 문자메세지 목록 ⓒ구자환
ⓒ 민중의소리

그가 항상 소지하고 다니던 휴대폰에는 두 딸과 부인에게 보낸 문자메세지가 고스란히 저장되어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들이 남겨져 있었다.

“자기야 점심은 먹었나요. 사랑해”
“수미야 놀다와. 사랑해”

그가 부인에게 보낸 마지막 문자메세지는 9월 4일. 그가 분신하기 6일 전의 일이다. 단칸방 살림살이에 정부의 유가보조금마저 압류 당한 상태에서, 두 딸의 등록금과 가족생활비에 대한 그의 고통은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말로 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고통에도 가족들에게는 아무것도 알리지 못했다고 한다.

친동생인 김동근씨는 “맏형으로 식구보다 부모님을 생각하고 부모님을 모시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던 형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자신의 어려움에 대해 형제들에게 말하지 않았으며 가족들에게도 내색을 하지 않았다"면서 "이번 일을 겪고서 형의 아픔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형이 분신하던 날 출근하기 전에 두 딸을 껴안고 뽀뽀를 하면서 대문 앞까지 데려다 주면서 학교를 보냈다고 말했다. 또 그 전에 작은 형과 외국에 있는 두 누님에게 “별일 없느냐” “잘 지내라”는 등의 안부전화를 했다고 전했다.

△가족에게 보낸 문자메세지 ⓒ구자환
ⓒ 민중의소리

△가족에게 보낸 문자메세지 ⓒ구자환
ⓒ 민중의소리


이에 앞서 고 김동윤 열사는 7월 13일 부인에게 보낸 문자메세지를 통해 간접적으로 괴로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여보 미안해. 인간 김동윤이도 세상을 살다보니까 많이 변절된 것 같아 몸도 맘도 괴롭다.”

그는 현실적 어려움 속에 괴로워하면서 갈등과 고민하는 자신에 대해 ‘변절’이라고 표현했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책임감과 그로인한 심적 갈등은 그를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고, 때로 흔들리는 마음으로 인해 현실을 벗어나고파 했던 그의 갈등을 나타내어 주는 대목이다.

김동근씨는, 문자메세지의 ‘변절’이란 표현을 보면서 형의 아픔을 보는 듯하다며 안타까워했다. 또 형의 휴대폰을 열면 가족의 이름과 ‘사랑해’ 하는 문자가 나타난다며 "형은 너무나도 가족을 아끼고 사랑했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