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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은 사고파는 식료품이 아닙니다

“여성은 사고파는 식료품이 아닙니다”

여성단체가 유흥업소 밀집지역에서 성매매에 근절을 촉구하는 홍보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28일 경남여성회부설 여성인권상담소는 창원시 상남동 상업지구 분수광장에서 가진 ‘여름밤 틈새영화제 女성매매’를 통해 성매매 없는 평화세상을 만들자고 촉구했다. 여성단체 회원들은 시민들에게 홍보전단지를 나눠주며 성매매 근절을 호소했다.

창원시 상남동 상업지구는 전국에서도 보기 드물 정도로 대규모 유업업소가 밀집된 지역이다. 공식적으로 집계된 유흥업소만도 800여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만큼 성매매도 암암리에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단속은 여전히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상남상업지구는 성매매 1호 지역으로 불리는 오명도 받고 있다. 특히 상업지구를 인접해서는 학원가들이 밀집해 교육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길거리 여론조사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

행사에는 여성인권 포스터전도 함께 열렸다.

지나치던 한 여성이 성폭력에 대한 여론조사에 응하고 있다.


이날 여성인권단체는 성구매는 인간존엄성과 가치를 부정하고 개인과 가정 나아가서는 사회복지를 위태롭게 하는 행사라며 남성들의 성적 욕구를 위해 성구매를 인정하는 것은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홍보했다. 

행사를 주최한  여성인권상담소 최갑순 소장은 “성을 사는 남성과 파는 여성의 관계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이 아니다”며 “여기에서부터 심각한 여성의 인권유린 문제가 발생한다”며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특히 그는 “상남동의 경우 밤 10시 넘으면 보도방 차량과 학원차량이 뒤썩여서 다니고 있다”며 “학부모의 입장에서 볼 때 교육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성매매와 성폭력에 대한 자료들이 행사장 주변으로 전시된 가운데 다수의 시민들은  한동안 눈길을 두고 지나는 등 관심을 보였다. 주위를 지나치던 한 가정은 자녀의 손을 잡고 현장에서 성매매와 성폭력에 대해 설명을 하기도 했다.  

한 40대 중반의 여성은 “성을 팔고 사는 사람들이 있어 생겨난 것이지만 여성이 성매매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아쉽다”며 “국가가 정책을 통해서 없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나온 한 남성도 “성매매는 당장 사라지기 힘들겠지만 없어져야 한다”며 “지속적인 단속뿐만 아니라 회사나 단체 등에서도 성매매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사)경남여성장애인연대부설 마산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도 시민들을 대상으로 홍보지와 물티슈를 나눠주며 함께 했다. 

마산여성장애인 성폭력상담소는 여성장애인이 가정과 사회 안에서 건강한 성의식을 되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일상생활에서의 어려움에 대해 법률적인 지원과 심리적 지지를 통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강미옥 상담소장은 “여성장애인의 인권을 옹호하고 여성이란 문제에 대해 동참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마산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도 여성과 장애인의 인권문제에 대한 홍보에 나섰다.

경남여성회 여성인권상담소 임원이 홍보전단지를 나눠주고 있다.

청소년 춤패의 몸짓공연


이날 행사는 사전행사로 길거리 상담과 세계여성인권포스터전이 열렸고, 이어 지역 가수의 노래공연과 청소년 몸짓공연, 그리고 인권영화제로 본 행사가 진행됐다. 

창원시 아동여성가족과 최의석 과장은 “여성의 사회참여가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여성의 인권신장도 중요하다”며 “창원이 성매매 없는 건전한 도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매달 두 번 정도 성매매와 성폭력에 대한 홍보를 진행해 오던 여성단체가 영화제를 통해 시민과 함께 하기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