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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축제분위기였던 마지막 유세 현장

6.2 지방선거를 하루 앞 둔 1일, 창원시 상남동 분수광장 일대는 온통 소란스러웠다.

13일간의 치열했던 유세전의 마지막 날이다. 그만큼 후보들은 유동인구가 많은 이곳을 마지막 유세장소로 택했다.

차도를 사이에 두고 한나라당 이달곤 경남지사 후보와 박완수 창원시장 후보가 먼저 유세를 벌였다. 곧이어 광장은 야권단일 후보인 무소속 김두관 경남지사 후보와 민주노동당 문성현 창원시장 후보, 그리고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후보 선거운동원들로 메워지고 걸 판한 춤사위가 벌어졌다.

오감을 자극하는 로그송속에 비보이들의 격렬한 춤사위가 흥을 돋우는 가운데, 무대차량을 에워 싼 지지자들의 어깨가 절로 들썩인다. 그 사이 시민들은 하나 둘씩 발걸음을 멈추고 호기심을 보인다. 시원섭섭한 13일의 선거일정. 그 마지막은 축제의 분위기였다. 괴성과 환호, 갈채가 이어진다. 지지자들은 하늘을 향해 축포를 쏘아 올렸고, 저마다의 손에 들린 불꽃은 무리를 지었다.


이날 자정이 되면 공식 선거유세 기간은 끝이 난다. 저녁 10시 이후부터는 확성기를 통한 유세도 금지된다. 저녁 9시께 이윽고 후보들이 박수를 받으면 모습을 드러내자 흥에 겨웠던 춤사위도 이내 잠잠해 졌다. 


청학동 훈장으로 알려져 있는 김봉곤씨가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김두관 후보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해서 20년 동안 경남에 몸을 바쳤습니다” “이장 출신인 김두관 후보는 국회의원에 3번 떨어지고, 경남도지사에 2번 떨어지고 이제 3번째 나서고 있습니다. 도와줘야 하지 않습니까”

걸쭉한 지지연설이 이어지는 동안 한 사내가 복채라며 5만원을 쥐어준다. 그 모습에 한바탕 웃음이 터진다.

김두관 선대본의 선대위원장의 한 사람인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이 마이크를 잡았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선거를 앞두고 대립각을 세우던 사이였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간격을 좁히고 하나가 되었다.  

권 의원은 50년 동안 토호세력이 지배해 온 창원에서 서민, 노동자를 위하는 국회의원을 선출해 준 까닭에 국회에서 꽤나 폼을 좀 잡고 다녔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하지만 아직도 영남이 수구세력의 텃밭이란 말을 들을 때면 내심 움츠리려 했다며 이제 힘을 내게 생겼다고 했다.

“경남이 위대한 승리를 거두고 있습니다. 경남이 이 땅의 지역주의를 청산하고 있고, 그 길에 김두관이 앞장을 서고 있습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투표를 해 달라는 호소도 잊지 않았다.

6만이 조합원이 꼭 투표를 하도록 조직하겠다는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의 지지연설에 이어 문성현 창원시장 후보가 마이크를 들었다. 그는 이곳 창원은 민주화의 성지 마산에 이어 노동자 대투쟁의 현장이라며 김두관과 함께 승리해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했다.


배우 문성근씨는 이날 붓기 있는 얼굴로 모습을 나타냈다.

연신 지쳐 있는 모습을 보인 그는 “우리 정치는 지역주의에 발목을 잡혀 있기 때문에 선진국의 문턱에서 매번 떨어지고 있다”며 지역주의 청산을 호소했다. 또, “삼면이 바다에 싸여있고 한 면은 휴전선으로 막혀 있어는 섬나라에서 휴전선을 통해 철도를 연결할 수 있다면 물류중심국가가 될 수 있다”며 “그럼에도 남북관계를 단절한 것은 민족반역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남도민이 “김두관 후보를 선출하는 것은 망국적인 지역주의를 깨뜨리는 것 뿐만아니라 정치를 바로잡고 민족사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고 했다.

김두관 경남지사 후보는 “문성현 후보와 함께 15년 한나라당 도정을 끝내겠다며 국민이 반대하는 4대강 사업을 저지하기 위해서 이명박 대통령과 담판해서라도 만나겠다”고 했다. 그는 민주진보개혁 진영의 승리가 눈앞에 와 있다며 투표에 임해 달라고 호소했다.

선거법에 의해 한자리에 함께 하지 못한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후보는 차도를 사이에 두고 연단에 올랐다. 앞 연설이 길어진 탓에 시간에 쫓기듯 짧은 연설이 시작했다.

“우리교육은 양적인 투자보다 질적인 투자로 바꾸어야 합니다.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들이 즐겁게 공부하고 성적이 오르는 새로운 미래 혁신 학교를 만들어야 합니다. 미래 지향적인 학교를 만드는데 우리들의 생각을 바꾸어야 합니다”

확성기 사용이 금지되는  저녁 10시를 불과 30여초 앞두고 그의 연설은 끝이 났다. 아쉬운 듯 연이어 로그송이 확성기를 타고 급하게 흘러나왔지만 오래가지를 못했다. 그의 로그송은  6.2 지방선거의 마지막 유세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