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왠지 박지지 팬클럽에서 내 놓았다는 ‘이방호?, 좋다 나와라’ 라는 성명서 내용이 귓전에서 더 크게 울려 퍼지는 것 같다. 벌써부터 6월2일이 기다려진다.”
이방호 한나라당 전 사무총장이 경남지사 후보로 출마 선언을 하면서 이번 6.2 지방선거 경남도지사 선거는 아주 흥미로운 판으로 변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나가는 강아지의 꼬리에 한나라당 깃발만 꼽아도 당선 된다”는 경남지역도 이방호 선수의 당선 가능성을 결코 장담할 수 없는 형국이 되고 있다.
친박계, '이방호 출마는 대권가도 교두보 구축용'
지난 1월25일 김태호 경남지사가 불출마 선언을 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은 4일 이방호 한나라당 전 사무총장이 출마선언을 했다. “중앙정치 생활을 접고 이제 고향으로 돌아와 고향에 봉사하고자 도지사 출마의 뜻을 굳혔다”는 것이 그의 출마의 변이다.
그런데 각종 여론조사에서 절대 우위로 나타난 김태호 지사가 돌연 텃밭을 포기하고, 이방호 선수가 출마한 것에 대해 친이계의 눈길이 예사롭지 않다.
친박계 한 인사는 이방호 전 총장의 출마를 두고 “경남은 친박에게 결코 내 줄 수 없다는 신호탄”, “차기 대권을 놓고 경남이라는 거대한 텃밭에 박근혜의 씨앗을 사전에 막고 밭갈이를 하려는 (친이계의) 발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 다른 이는 “멀쩡한 김태호 경남지사에게 현 정권이 압력을 넣거나 회유해 불출마를 선언하게 하고, 정권교체의 주역이기도 한 이방호에게 복귀의 창구를 만들어 주려는 의도”라고 바라보고 있다. 여기에 더해서, “친박 정서가 더 많은 경남지역에 친이쪽의 세력을 강화하고, 향후 대선가도의 교두보로서 역할을 맡기기 위한 것”이라고 못마땅해 하고 있다.
이렇듯 이번 경남 지방선거에 대한 한나라당 내부성격은 향후 대권가도를 놓고 세력싸움을 벌이는 친이계와 친박계의 치열한 전쟁터로서의 의미가 강해지고 있는 셈이다.
지방선거에서의 갈등은 아직은 표면화되고 있지 않다. 하지만 경남지사 공천결과에 따라 갈등이 수면위로 분출될 가능성은 아주 높다.
친이계과 친박계는 지난 총선에서 공천문제로 이미 격한 갈등을 빚었다. 그 중심에는 친박계로부터 ‘공천학살’의 주역이라 불리는 이방호 전 사무총장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친박계가 수긍할만한 뚜렷한 이유 없이 이방호 선수에게 공천장이 주어진다면, 내부갈등은 불을 보듯 뻔하게 된다.그것도 향후 대선구도를 놓고 그린 그림으로 인식하고 있는 이상,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수밖에 없다.
경남지사 선거, ‘보이지 않는 그림자의 힘’에 의한 대리전
이방호 선수에게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공천이 주어진다면 박근혜 전 대표도 어떤 형태로든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한마디를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관측이 있다. 이방호의 선수의 출마의미를 잘 아는 그가 자신의 텃밭을 없애려는 시도에 침묵으로 일관할 확률은 적다는 것이다.
선거의 여왕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그의 한마디는 선거판을 좌지우지하는 위력을 보여줬다. 만약 그의 한마디가 나온다면 한나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자중지란에 빠지게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만약 정치적 입장에 따라서 박 전 대표가 침묵하더라도 상황이 변할 확률은 극히 작아 보인다. 이방호 선수를 극도로 싫어하는 친박계의 단체들은 지난 사천 총선처럼 게릴라 전술을 펼칠 수 있다. 이른바 ‘의병 활동론’이다.
친박계는 한 인사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선거판에서는) 관군과 의병과의 싸움에서 관군의 승리를 장담하지 못한다. 이방호의 물량과 군비를 갖춘 관군은 소위 ‘총알’에 의지해 비자발적 형태의 선거운동을 벌이는 반면, 친박계의 의병들은 자발적 나서서 적극적으로 싸우기 때문이다.”. 다시 일전을 각오하는 태세다.
익히 아는 사실이지만, 이방호 한나라당 전 사무총장이 지난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다. 그 원인중의 하나로 친박 진영의 이탈이 있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친이계를 향해 소위 ‘공천학살’을 자행한 이방호 전 사무총장에게 친박계는 극도의 반발을 해 왔고, 지난 총선에서 그 실력을 보여줬다.
친박계 일부는 이런 실패한 경험을 가진 이방호 선수는 충분한 대비를 하고 나올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방호 선수가 엄청난 물량과 군비를 동원해 막강한 물량전을 펼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만큼 그들의 ‘의병론’은 결기에 찬 모습이다.
한나라당 친이계와 친박계는 이번 경남선거 결과에 따라서 각기 흥망성쇠의 길을 걸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무엇보다 대권가도를 놓고 벌이는 전쟁인 만큼 서로 물러 설 수 없는 한판이다. 그래서 한나라당 두 계파의 경남지사 선거는 ‘보이지 않는 그림자의 힘’에 의해 치러질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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