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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숭례문 화재에 대해 국상을 치러야 하는 이유

현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추구하고 있는 가치는 무엇일까?

개발만능주의, 물권주의, 시장지상주의, 경쟁에서의 생존 등으로 대표될 것 같다.


신자유주의 하에서 무한경쟁 시대에 살아야 하는 세대에게는 생존이 화두일 수밖에 없고 그로인한 경제로의 몰입은 결국 물욕으로 가치가 바뀌게 된다.


이것은 IMF 10년의 평가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성장을 위한 논리에 무의식적인 환상을 갖는다. 그리고 인생의 목표도 부의 축적에 삶의 전반을 걸어놓고 산다.


이러한 의식의 반영은 비단 정치권이나 부유층뿐만 아니라 소시민의 삶에서 잘 나타난다. 무리를 만들어 행동하고 불의에도 적당히 타협하며 자신과 가족들의 일신에 모든 방점을 찍어 놓는다. 그 속에는 타인에 대한 배려나 기초질서, 문화에 대한 의식은 사라지고 가치관은 이기심으로 무장된다.  


내가 보기엔 이것이 우리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의식의 주류이다. 


이번 국보 1호인 숭례문 화재를 바라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숭례문이 정신적 상징물이 아니라 직접적인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 곳이었다면 이렇게 관리되었을까 하는. 


우리들의 의식이 자본의 축적, 경쟁, 더 잘 살아보겠다는 생각에 집착해 있다 보니, 경제와 같은 직접적인 삶에 연관되지 않은 것들의 소중함을 망각해 버린 것이다.


이런 현상들은 자본주의 경쟁사회가 나은 폐단이기도 하지만, 그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주류의 문화가 어디에서 나오는 지에서부터 원인의 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국보 1호 숭례문 화재 사건에 대한 기사들을 보면 문화제에 대한 화재는 이전에도 발생하고 있었고  그 대책은 극히 미흡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번 역시 낙산사 등의 문화제 화제로 심각성을 예고하고 있었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더욱이 이번 화재의 원인이 더 기가 막힐 지경이다. 방화로 나타나고 있는 국보 1호의 방화동기가 문화재로 인해 재산권을 침해받고 있는 개인의 물욕이었다는 것이 현재까지 알려진 보도이다.


자본주의는 개인의 이기심으로 발달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에 대해서 긍정과 부정의 의미로 평가하고 싶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안타깝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개개인이 서로의 물욕으로 경쟁하고 그것이 동기가 되어 자본주의 사회가 성장하는 동안에 정작 우리가 지키고 가져나가야 할 기초적인 가치관과 의식들, 인간으로서 지키고 가져나가야 할 미덕이 결국 물욕으로 상실되고 빼앗기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숭례문을 국상으로 치르자는 말에 절대적인 공감을 나타내는 이유는 국가의 자존심이 담긴 정신적 상징물을 이러한 물욕에 빼앗긴 참담함을 스스로의 반성을 통해 극복하는 동기로 삼자는 것이다.


방화를 한 한 개인을 비난하기에 앞서, 우리사회에 존재하고 있는 가치관과 의식의 문제점을 먼저 성찰하고 반성하자는 것이다. 물론 이 문제의 선두에는 사회의 의식과 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정치권과 부유층이 먼저 나서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국보 1호 숭례문은 대한민국을 상징하던 인격이었다. 우리는 우리의 뿌리를 담고 자존심을 세워놓았던 대한민국의 인격을 우리의 물욕으로 잃었다.


단순히 상징적인 행사로서 만의 의미를 담을 것이 아니라,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자화상을 다시 살펴보고 반성하는 의미에서 국상을 치러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