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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남도의회, 4대강사업 정밀조사예산 재편성할까?

경남도의회 예결산특별위원회가 개최됨에 따라 경상남도가 제출한 ‘4대강 사업관련 낙동강 생태 및 경제성 평가 예산’(이하 4대강사업 피해 정밀조사예산)이 재편성될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남도의회는 2일과 3일에 걸쳐 예결산특별위원회를 개최해 ‘2010 경상남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종합심사’에 들어간다. 경상남도가 심의를 요청한 4대강사업 피해 정밀조사예산은 지난 7월26일 경남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가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전액을 삭감해 지역주민들과 환경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4대강사업저지낙동강지키기경남본부’와 ‘합천보건설관련덕곡면주민대책위원회’, ‘함안보피해주민대책위원회’, ‘밀양둔치농업생존권보장대책위원회’, ‘김해상동면대책위원회’ 대표들은 2일 경남도의회를 찾아 4대강사업 정밀조사비용 3억원의 재편성을 요구했다.

경남도의회는 4대강사업 피해 정밀조사예산을 3일 심사한다.

이날 경남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는 주민의견 청취를 위해 합천보와 함안보, 그리고 김해상동지역을 방문했다. 하지만 삭제한 3억원의 정밀조사예산에 대한 비난여론이 높아지자 여론을 의식한 행보라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다.

4대강사업 피해주민대표들이 경남도의회 앞에서 주민피해 정밀조사예산 재편성을 요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피해주민들 “4대강사업관련 정밀조사 비용, 정치논리로 판단해서는 안 돼”

주민대표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경남도의회 예결산특별위원회가 4대강사업정밀조사 비용 3억원을 재편성을 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합천주민, 함안주민, 경남도민의 생존권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한나라당 도의원들에게 예산 재편성에 동의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들 주민대표들은 “환경영향평가는 일반적으로 4계절을 조사해 대책을 세우는데 비해, 4대강사업 환경영향평가는 4개월 만에 끝냈다”며 졸속적인 환경영향평가라고 지적했다.

또, 수자원공사는 합천보, 함안보로 인한 농지 침수 피해는 없다고 했지만, 덕곡 들판 일대의 농경지 표면높이는 합천보 관리수위와 불과 0.9m~3m의 차이가 나서 침수되거나 직접영향을 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낙동강 관리수위가 5m~6m로 상승하게 되면 지하 3m에 형성되어 있는 덕곡 들판의 지하수위 상승이 더 클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연평균 80억원의 소득이 창출되는 덕곡면 5개 마을 200여 가구 400여명의 주민생존권이 위태롭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주민대표들은 정부는 졸속적으로 이루어진 환경영향평가 재실시를 수용하지 않고 오히려 속도전으로 강행하고 있다며 도민의 생명과 재산보호의 책임이 있는 경상남도가 관련 정밀조사를 실시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제8대 도의회 한나라당 의원들은 4대강사업이 지역경제와 낙동강살리기 사업이라는 이유로 지지선언을 한 만큼, 주민생존권과 식수문제가 우려되는 지금에는 당연히 입장과 대책활동을 전개해야만 당리당략에 맹종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남도의회 방문한 4대강사업 피해주민들이 손석형 예결산위원장을 만나 면담하고 있다.

경남도의회 방문한 4대강사업 피해주민들이 허기도 의장을 만나 면담하고 있다.


손석형 예결산위원장, “적극 반영 노력”... 허기도 의장 “국비 신청이 우선”

경남도의회 손석형 예결산위원장(민주노동당)을 찾은 주민대표들은 “4대강 사업으로 주민피해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며 4대강사업 정밀조사 예산을 재편성해 줄 것을 촉구했다.

서재천 합천보관련덕곡면주민대책위원장은 “(7월26일)도의원들에게 4대강사업으로 인한 주민피해가 있는 지 조사를 해야 한다고 요구를 했고, 의원들도 긍정적이었지만 그날 소방건설위에서는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며 “주민피해를 방지할 예산마저도 삭제한 것은 도민을 우롱한 것”이라고 대책을 호소했다.

하원오 밀양둔치농업생존권보장대책위원장은 “4대강사업은 농민피해를 없애려고 한 공사인데 오히려 농민을 내쫓고 있다.”며 “밀양시와 경남도, 국토해양부에서도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어 피해를 당한 주민들은 어디에서도 하소연 할 곳이 없다”고 말했다.

낙동강 둔치 임대경작을 하고 있던 이 지역의 농민들은 4대강사업이 시작되면서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하고 농지를 몰수당했다. 농민들은 밀양시가 임대 계약을 하지 않고 미루어오다가 발생한 일이라며 하소연하고 있다.

이에 손석형 경남도의회 예결산위원장은 “예결위는 상임위의 결정사항을 존중해 주는 것이 관례이지만 민원 등 특수한 사정이 생겼을 경우 재논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개인적으로 정밀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여·야를 떠나 건설소방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충분히 토론해서 합의를 이끌어 내도록 하겠다”며 “함안보 수위를 7.5m에서 5m로 낮춘 것도 민간에서 요구해서 된 만큼 도의회 집행부가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삭제된 3억원의 4대강사업 정밀조사예산에 대한 심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만큼, 피해지역 주민대표들은 연이어 허기도 경남도의회의장(한나라당)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허기도 의장은 “다수가 덕을 보더라도 소수가 피해를 입으면 안된다”면서도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했다.

허 의장은 “도지사가 국책사업을 반대하는 것은 안된다. 도지사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 그 어려움을 도지사가 정부에 먼저 건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책사업에 대한 조사를 잘못했다면 당연히 국비로 해야 하고, 국비로 한 사업을 도비로 할 수 없다. 그런 노력을 하지 않고 도비를 신청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노력을 해도 국비가 안 오면 그때 도비의 지원이 고려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 의장은 또, “도의회의 판단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같이 예산을 투입해서 서로 믿을 만한 곳에 용역을 줘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갈등을 없애자는 것”이라며 “건설소방위원회 의원들이 현장에 나간 만큼 의견을 들어서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