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비극적 죽음을 선택했던 봉하마을의 밤은 고요하고 아름다웠다. 민주화와 통일을 갈망하던 두 전직 대통령을 나란히 보내야 하는 잔인한 2009년 8월의 밤에 찾은 노 전 대통령의 묘지에는 한 줄기 빛이 내린다.  

국장을 맞아 봉하마을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분향소가 보인다. 노 전 대통령의 분향소가 마련됐던 바로 그 자리다. 몇 차례 취재를 위해 이곳을 찾았지만 정작 노 전 대통령의 유해가 안치된 묘소는 제대로 보지를 못했다. 그가 생전에 새벽을 맞이하며 올랐던 봉화산 등산로 역시 올라 보지를 못했다. 너무 많은 사람이 모인 까닭이었다. 인파가 모인 곳을 한가로이 걸으며 상념에 빠지기란 불가능해서다.

노 전 대통령의 묘소

여름밤 늦은 시각에 묘소를 찾은 이들

묘소앞에는 노 전 대통령의 생전 사진이 활짝 웃고 있다.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늦은 여름밤, 묘지 앞에서 밀려오는 후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인해 봉하마을에 마련된 김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지나 차를 세운다. 노 전 대통령의 사저를 곧 지난 앞이다. 그 곳 멀지않은 곳에 한 줄기 빛이 보인다. 3달 전에 ‘작은 비석하나만 만들어 달라’는 유언을 남기며 세상을 떠나버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지이다.

밤 11시가 가까워지는 무렵에도 한 무리의 추모객이 모여 있다. 한 여성은 묘지에 둔 사진을 감싸 쥐고 손수건으로 닦아 내고 있다. 한 남성은 묘지의 석판을 어루만지며 뭐라 말하고 있다. 가까이 다가서니 생전 모습을 담은 사진 앞에는 담배 연기가 가늘게 오르고 있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앞두고 당신께서 마지막으로 찾았다던 담배의 안타까움이 떠오른다. 일행은 한 동안 묘소주위에 서서 절을 올리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에 담긴 활짝 웃는 모습은 세상 근심을 잊은 듯 정겹게 다가온다. 대통령직을 마치고 고향인 봉하마을로 돌아와 ‘속이 시원하다’고 외치며 행복해 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정치를 떠나 고향에서 한 농부로  남은 여생을 살려고 했던 소박함도 묻어 있다.

사진을 보며 회상에 잠기는 순간 때늦은 후회가 밀려온다. 

노 전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봉화마을로 돌아온 후 1주일이 지나는 시점에 그에게 한 장의 DVD를 보낸 적이 있다. 2006년 포항건설노조의 투쟁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였다. 그 과정에서 비참하게 목숨을 잃은 하중근 노동자에 대한 진실을 꼭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 내면으로는 원망도 담겨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이 보았는지는 모르지만, 오늘 묘지 앞에서는 후회스럽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차라리 보내지 않았으면 좋았을 걸. 괜한 짓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자연인으로 돌아 간 당신께 못할 짓을 한 것 같아 죄스럽다.

정토원으로 향하는 길

정토원 수광사 전경


봉화산 정토원으로 오른 길

봉화산을 오르면서 만난 야생고양이


봉화산 정토원 오르는 길 

묘지 넘어 보이는 산등성이에는 불빛이 길이로 펼쳐져 있다. 빛이 늘어진 방향으로 보아 정토원으로 가는 길이다. 그냥 돌아갈까 하다가 마음을 되짚는다. 지척이지만 다시 오지 못할 수도 있겠다 싶어서다. 
 
봉화산을 오르는 길은 돌계단과 나무계단으로 만들어져 있다. 자연 상태라면 꽤 비탈진 길이다. 발걸음을 옮기며 노 전 대통령의 생전에 만들어진 길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인다. 알려졌듯이 이 길은 노 전 대통령이 하루를 시작하며 이른 아침에 걷던 길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이를 생각하며 걷기에는 그 당시와 같이 보존된 길이 좋다.

험난했던 정치를 떠나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이 길을 걸으며 하늘과 숲을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무심한 세상이 그를 짓누르면서 점차 땅을 보며 걷은 일이 많아졌을 것이다. 어쩌면 그가 하늘과 숲을  마지막으로 바라본 때는 부엉이 바위에서 몸을 던지는 그 순간이 아니었을까. 나도 자꾸만 땅을 바라보며 걷는다. 중간 중간 나타나는 이정표가 갈 길을 알려준다.

중간 정도 올랐을까. 마애석불(?) 암벽화가 있는 곳에서 잠깐 발길을 멈춘다. 암벽화를 찾아보았지만 어둠 탓에 찾을 수가 없다. 한켠 바위 위에서 이 모습을 내려다보고 있는 이가 있다. 야생 고양이다. 녀석은 한 동안이나 쳐다보고 있다가 어둠속으로 사라진다.

부엉이 바위의 한 부분에 이르면서 아래에서 흐르는 물소리가 적막을 깨운다. 순간 당신께서 마지막으로 선 곳이 어딜까 싶어 사방을 둘러본다. 어둠에 궁금증만 들뿐 알 수가 없다. 멀리로 봉화마을과 그 너머 산 정상위에는 수많은 별들이 펼쳐진다. 당신께서 본 마지막 세상은 일출이 든 풍경이겠다는 상념도 든다. 

그 위쪽으로 길은 정토원과 봉화산 등산로로 나누어진다. 정토원은 100미터 남짓한 거리를 두고 있는 모양이다. 몸에 베이는 땀을 씻어 주는 산바람을 맞으며 정토원에 도착한다. 그곳 입구에는 강아지 두 마리가 불청객을 맞는다. 한 놈은 일어나 다가오는 반면, 한 놈은 눈짓만 주고 있다.

한 여름 밤, 늦은 시각의 정토원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땀을 씻겨주려는 듯 산자락의 바람만이 계속 밀려오고 있다. 수광전도 침묵에 들었다. 희미한 불빛만이 어둠을 밝히고 있다.

수광전 안에서는 두 전직 대통령의 영정이 나란히 앉아 세상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테다. 감히 문을 열지 못한다. 그저 떨어져 수광전의 외형만 카메라에 담는다. 그 앞으로 마당에는 추모객들이 남긴 방명록이 펼쳐져 있다. 모두들 하나같은 마음을 빼곡이 새겼다.  

수광전 앞으로는 아래로 내려선 돌계단이 짧게 자리하고 있다. 그곳을 내려서면 부처상이 나타난다.  석불상은 어둠과 조명이 어우러져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리 오래되지 않아 보이는 석불에는 아쉽게도 설명이 없다.

이제 내려가야 하는 길이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옮기는 발걸음에 무언가가 채인다. 입구에서 먼저 만났던 녀석이다. 그 두 녀석 중 한 녀석이 무슨 이유에선지 계속 따라다니고 있다. 사람을 겁내거나 피하지 않는다. 더러는 발 앞까지 다가와 지켜보기도 한다. 이름이 궁금했지만 녀석에게 물어 볼 수도 없다. 아래의 석상까지 따라 내려온 녀석에게 조바심이 들어 한마디 던진다.

“임마. 이제 그만 따라와”

말을 알아들었을까? 녀석은 신기하게도 바닥에 주저앉아 한 여름의 불청객을 배웅한다. 짧게 이어진 숲을 지나 부엉이 바위쯤에서 본 세상은 잡다한 세상사를 잊고 적막속에 빠져 있다.  

정토원 수광전 앞마당의 방명록

정토원에 있는 석불

정토원에서 만난 녀석, 녀석은 정토원에서 줄곧 따라 다녔다.

    

봉하마을 묘소를 지키고 있는 전경대원, 24시간을 지키고 있다고 한다.


Posted by 구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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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jinrich 2009.08.24 08: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언 아닌 유언을 받든답시고 전직대통령을 부랴부랴 화장해서,그것도 국가묘역에 모시는 것이 아니고 시골 봉하마을의 무거운 돌 밑에 계신 분 "노무현 대통령님" 도대체 이현실이 믿기지 않아요.

    노무현대통령님도 국립묘지에 모시고 싶습니다.저 무거운 바위가 님을 짓누르고 계신 것같아 속상합니다.그리고 빨리 시간이 흘러 님이 진정으로 자살을 했는지 사실을 알고싶습니다.

  3. 보고싶어요. 2009.08.24 08: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침부터 눈물이 나네요. 정말 다시 한번 보고싶습니다. 진정으로..

  4. 사모하는이... 2009.08.24 08: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분 사진만 봐도 왜이리 눈물이 나는지......너무 보고싶습니다....한번 뵙지도 못했지만 노통의 사진과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메어집니다.....당신이 농사지은 봉하쌀로 밥도 먹어봤지만 왜이리 빨리 가셨는지.....당신이 계시는것만으로도 힘이 났었는데......마지막 보루였던 우리는 그를 지켜주지도 못하고 억울하게 돌아가시게 했습니다....

    우리를 너무 믿으셨나봅니다.......당신 스스로 지켜야 하는것을 ................이기적인 우리들을 너무 굳게 믿으셨습니다....우린 그것도 모르고.....흑흑흑

  5. Favicon of http://8798-0-.com BlogIcon 돌맹이.. 2009.08.24 09: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무현과 김대중 서거시

    시민들은 그들에게 꽃과 눈물을 던졌지만..

    앞으로...디질..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이명박 일당들한테는.....짱돌을 던지리라!!!!!!!!!!!!!!!!!!!!!!!

  6. Favicon of http://8798-0-.com BlogIcon 돌맹이.. 2009.08.24 09: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무현과 김대중 서거시

    시민들은 그들에게 꽃과 눈물을 던졌지만..

    앞으로...디질..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이명박 일당들한테는.....짱돌을 던지리라!!!!!!!!!!!!!!!!!!!!!!!

  7. BlogIcon 씨...팔...놈...들 2009.08.24 09: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디져야 할 쓰레기들은 왜 이렇게 오래 이땅에 서있냐????

    노무현때..전두환사형수는 안왔었는데..

    김대중때....이 사형수가 왜 왔냐??..씨..팔놈..

    무슨 낮짝으로....왔을까???씨...팔놈..

  8. ljk 2009.08.24 09: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렇지 않아도 묘역이 너무 간소해서, 초라해 보이는데
    주변에 나무 한그루 없고,
    상판마저 녹이 슬어서

    이건 일반인의 묘지보다도 못한 느낌입니다.

    도대체 녹슨 상판은 어쩌려고 저리 방치 하는지

    이거 설계하신분은 어찌 생각하는지 묻고 싶네요

    아무리 봐도 이건 아니란 생각이 드는군요.

  9. 사랑하는 이.. 2009.08.24 09: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분은 민주주의의 빛으로 영원이 남으실겁니다.
    저도 이번 30일 노무현대통령님 100제때 봉화마을에 갑니다.
    그 곳을 미리 볼수있어서 감사했습니다.

  10. Favicon of http://khs3751 BlogIcon 권희순 2009.08.24 10: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무현당신의이름석자만불러도마음속깊은곳부터눈물이고입니다.김대중대통령님의서거로인해노무현당신의모습이더더욱그립습니다.민주주의를너무나사랑하기에약한국민을사랑하신당신이였기에저역시당신을너무나사랑하고지지했던약한국민으로써죽는날까지노무현대통령님그리고김대중대통령님.민주주의를결코잊지않겠습니다.

  11. 시민행동=적극투표 2009.08.24 10: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대 대통령중 말로 다 표현못할 후대에 길이 남을 대통령 두분을 보내고 나니 마음이 영 허전합니다.
    하지만 이대로 있을수만은 없습니다...
    시민들의 힘은 무엇으로 보여줄까요?폭력,폭동,시위? 무엇보다 선거로 비혈한 정권을 심판하여 끝장내야 합니다.선거는 어떤 공권력보다 강한 시민의 자발적인 힘입니다.
    다시는 이땅에 그들같이 후안무치한 정권을 탄생시키지 맙시다.후대에 부끄러울 일을 두번 만들면 안되죠.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야 합니다.인물을 모으고 시민세력의 힘을 결집시켜야 합니다.
    민주시민 여러분 힘 냅시다!!!

  12. Favicon of http://1234 BlogIcon 비이 2009.08.24 10: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저 눈물이 흐릅니다..가슴메이도록 그저 눈물이 흐릅니다..언제쯤 이눈물이 멈출까요..너무도 보고싶은 그마음..먼 하늘나라에서도 그마음이 퍼지지않을 까요..두분 대통령님따사한 빛으로 계시리라믿습니다..

  13. Favicon of http://1234 BlogIcon 비이 2009.08.24 10: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저 눈물이 흐릅니다..가슴메이도록 그저 눈물이 흐릅니다..언제쯤 이눈물이 멈출까요..너무도 보고싶은 그마음..먼 하늘나라에서도 그마음이 퍼지지않을 까요..두분 대통령님따사한 빛으로 계시리라믿습니다..

  14. 행복주니 2009.08.24 10: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가슴에 병이 생겼습니다.
    억장이 무너진다고 표현해얄까요?
    언제나 강건하고 씩씩한 제가 어찌된일인지 노통의 사진만 봐도 눈믈이 줄줄흐릅니다.
    부모가 돌아가셨다고 이리 애통할건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노통은 부모와는 또 다른 제마음속의 버팀목이였나봅니다.
    이놈의 눈물은 언제 마르려는지 노통사진만 보면 직빵이네요ㅜㅜ
    노통이 봉하마을 초라한 묘지에 남겨진것같아 가슴 아픕니다.
    다른 대통령들과 나란히 묻혔으면 좋겠어요.

  15. 지리산 2009.08.24 10: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무현을 찍었고 지지했었다.
    노무현이 국가와 국민을 사랑하는 방식이 좋아서 였다!!
    그런데 어느날 그 노무현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도덕성파탄자 아끼히로가 노무현 네 넘도 도덕성에서 오십보 백보 아니냐는
    개인적 자위와 자족을 위해 불법적인 포괄적 살인에 의한 것이였다!!

    그런데 노무현은 왜 자살을 했는가?
    국가를 위해서 자살하지는 않은 것 같고 결국 개인적인 문제 가족적인 문제로
    일국의 대통령을 했던 분이 자살을 하다니?

    이건 아니였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국의 대통령을 했던 분이 자살이라는 형식은
    애국심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었음을 강변하는 것이 된것이다!

    결국 자기를 만들어 준 민주당을 깨고 분당으로 배은망덕이란 소리 들으모
    총선에서 일시적인 이득은 취했으나
    그러나 엄청난 정치적 부담으로 정권 재창출은 아예 생각도 못했고
    노명박이라고 까지 불리우며 집권 때 악의 축 삼성과 국정농간 까지 했던 것

    이런 면으로 볼 때 노무현에 대한 맹목적인 평가에 제동이 걸림은 어쩔 수 없다!
    노무현은 물론 당신 스스로 애기 하셨다시피 직위를 이용해 돈 한 푼 받지 안았다는 건 사실이고
    도덕성은 청렴했다는 것은 의심하지 않는다!
    민주의 화신 김대중이란 거목이 돌아가신 이때 노무현님이라도 있었어야 했는데
    없는 이 현실에 애국자 노무현에 대한 원망과 서운함에
    몇 자 적어 봤다!!!

  16. 부엉이 2009.08.24 11: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님은 가셨지만 저는 님을 아직도 보내드리지 못한 것 같습니다.
    님의 사진을 볼때면 울컥하는 이 마음은 언제나 없어지려나

  17. BlogIcon end 2009.08.24 11: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대중대통령님의 뒤를 이어 최소한 20년은 노무현대통령님이 버텨주셨으면 뒤를이어 민주주의를 이어갈
    후대가 나왔을텐데 ~~~에고 이제는 누가 이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꼬 ㅠㅠ

  18. Favicon of https://yureka01.tistory.com BlogIcon 유 레 카 2009.08.24 15: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또 눈물나게 만드시는 ㅠㅠ

  19. Favicon of https://blogsabo.ahnlab.com BlogIcon 보안세상 2009.08.24 16: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보안세상입니다.


    그분은 정말 가셨군요
    요새 갑자기 바빠진 제 자신을 돌보느라
    세상일에 잠시 어두웠었는데

    어느새 시간은 지나고
    저 자신도 훌쩍 자라 버린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분은 가셨습니다

  20. 노짱 2009.08.24 18: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고싶어요. 사랑합니다.

  21. 09 2009.08.25 07: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무현 전대통령과 김대중 전대통령이 같은 선상에 놓인다는건 옳지 않다고 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재직 시 부패사건 수사 중에 자살을 한 사람입니다.

    물론 이명박 정부의 치졸함에 의해 들춰진 소규모 비리 사건이었지만, 그 외에 더 많은 큰 비리 사건들을 예상해 볼 수 있고 그에 직간접 관련이 있다는 걸 예상했을 때, 노전통이 말한 "청렴한 이미지" 외에 남은 게 없다는 말과 자살이 연결이 되는 대목입니다. 다 발가 벗겨지면 본인이 말한 거와는 정반대로 흘러 갔을 테니까요. 그리고, 그는 분명 "개인적 목적으로 돈을 받지 않았다"고 했지 "돈을 받지 않았다"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돈을 받았다는 유추가 가능해지는데 과연 개인적인 목적이 아닌 다른 목적이란 과연 또 무엇일까요?

    노전통은 실체에 비해 자살과 이명박 정부에 대한 거부감 등으로 인해 필요 이상의 성인으로 치장이 된 듯 해서 영 입맛이 씁니다. 아래에서 가장 높은 곳까지 힘들게 가신 분이라 연민을 느끼지만, 이 정도로 존경을 받아야 분이라는데는 좀 다른 의견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사후에 있어도 두 전직 대통령이 남긴 유산은 차이가 큽니다. 노전통은 다시 한번 사회를 두 부류로 나눠 놓으셨고, 김전통은 다시 한번 남북교류의 기회를 제공했으니 말입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인가 싶다. 민족간의 화해와 통일을 염원하며 한 길로 달렸던 김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국장기간에 남북간 대결을 연상케 하는 군가를 내보내는 지상파 방송은 도대체 무엇인가 싶다.   
 
지역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취재한 후 기사를 송고하고 한 숨을 돌리는 순간에 어처구니없는 노래가 들린다. 바로 '전선을 간다'라는 군가다. 군 생활을 한 이는 한번쯤은 이 군가를 불렀고, 이 노래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도 안다. 바로 북측에 대한 분노와 전우애다.

김 전 대통령의 국장 기간에 수많은 국민들이 그를 애도하고 있고, 북측에서도 조문단을 보내 추모를 하고 있는 시점에 전우애와 결의를 다지는 상식이하의 방송을 송출하고 있는 곳은 MBC다. 

인터넷을 검색해서 찾아보니 ‘신나군’이라는 예능프로그램은 춘천 MBC가 제작해 마산, 광주 MBC외 6개 지역에 송출되고 있다. 국군방송, 스카이 라이프, MBC 게임 채널에도 송출되는 것을 보면 꽤나 인기 있는 프로그램인 듯하다. 

'신개념 버라어티, 신바람 나는 군대 토크쇼'를 지향하는 이 프로그램은 "다양한 군부대 소식과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전하며 신병들이 입영하는 순간부터 자대 배치 등 군 생활을 통해 인간미와 전우애 넘치는 강한 국군으로 변화되는 모습을 소개하며 그와 관련된 재미있고 감동적인 군 에피소드를 토크쇼"로 풀어내는 것이 프로그램의 목적이라고 한다.

21일 오후 7시15분께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신나군'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 아니다 싶다. 그냥 넘기기에는 억울할 정도로 불쾌하다. 

‘전선을 간다’는 한국전쟁 당시 남과 북이 총칼을 겨누며 서로의 목숨을 겨냥하던 시기, 국군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불리었던 군가다. 국장시기에는 여타의 이유를 만들어도 도무지 어울리지 않고 납득할 수 없는 방송내용이다.  

노래가사에도 당시 적대시해야 했던 북측에 대한 적대감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시대가 변화하고 남북의 공존공영을 요구하는 시대에 여전히 한국전쟁 당시의 적대적인 분노를 들추어내는 노래이기도 하다.

고인이 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생전에 민주화뿐만 아니라 남북의 화해와 통일에 일생을 걸어 오셨던 분이다. 그 분으로 인하여 6.15 공동선언이 나왔고 이로서 우리 민족이 이념적 장벽을 극복하고 하나가 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그러한 공로는 보수로 대변되는 이명박 정부조차 대한민국 역사상 두번째의 '국장'으로 추모기간을 정했다. 

아무리 번잡한 세상사를 제쳐두고 즐거움과 오락만을 추구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라도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 김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인해 전국 각지에서는 수많은 행사가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을 애도하는 의미에서 그렇게 결정된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런데 방송에서 이게 무슨 짓인가. 고인의 뜻을 욕하려 하는 것인가.    

이 시점에 남북간의 반목과 전쟁의 상처를 들춰내는 것이 공중파의 역할일 수 없다. 그것도 한 시대 민주화와 통일을 갈망하면서 이 나라를 이끌었던 한 지도자의 국장기간이다. 아무리 개념 없이 재미위주로 편성되는 예능프로그램이지만 시청자의 한사람으로서 느끼는 불쾌감을 분노에 가깝다. MBC를 아끼는 사람 중의 한 사람으로 부탁하고 싶다. 더 이상 실수하지 말라.

이하는 ‘전선을 간다' 노래 제목이다.

높은산 깊은골 적막한 산하
눈 내린 전선을 우리는 간다
젊은 넋 숨져 간 그때 그 자리
상처 입은 노송은 말을 잊었네
전우여 들리는가 그 성난 목소리 
전우여 보이는가 한 맺힌 눈동자

푸른숲 막은물 숨 쉬는 산하
봄이 온 전선을 우리는 간다
젊은 피 스며든 그때 그 자리
이끼 낀 바위는 말을 잊었네
전우여 들리는가 그 성난 목소리 
전우여 들리는가 한 맺힌 눈동자


Posted by 구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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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엠비씨 2009.08.23 00: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엠비씨에 뉴또라이가 신임이사진으로 포진한걸 만천하에 알려야죠

    뉴또라이 신임이사님들 한껀 하셨네요. 지하에서 칭찬 받으시겠어요

  2. 최현재 2009.08.23 20: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누가 뭐라하건 그 놈이 기뻐하면 되는거 아닌가.. 아부떠느라 ,, 눈치보느라 벌벌 기나보군..지방 mbc없어질까봐서? 하는 짓이 ..그런다고 뭐가 달라져.. 아부도 필요없고 이명박한테 득이되는가 안되는가 이다. 팔아치우는게 득이더 되면 팔 것이고 .. 니들이 선택한 놈이잖아

  3. 최현재 2009.08.23 20: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난 안찍었다. 욕이나 실컷 해야쥐. 쓰려니 넘 많아서 내 손가락 보호 차원에서 포기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4. relier 2009.08.23 22: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목보고 들어왔는데 글을 읽어보고 좀 오버이지 싶습니다. 트집을 잡기 위한 트집. 소위 생트집같은 느낌이네요. 그래도 이러한 지적이 있어야 MBC를 비롯한 대중매체의 성찰이 있고 이로 말미암아 자중하게 되겠죠. 그런 측면에서 제목을 잘 달아주셨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5. ㄹㄹ 2009.08.24 09: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신임 이사진에 뉴라이트가 들어왔군요....서서히 잠식해 나가는건가요.....친일종자들인 뉴라이트.....이넘들이 대한민국을 잡아먹고 있네요....하긴 대통까지 뉴라이트....

  6. 헛소리한다 2009.09.02 02: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쓴놈은 머리에 뭐가든 놈이고 댓글단 놈들은 머리에 뭐든 놈들이냐 장난하냐?

    별 어처구니 없는걸로 시비네 아주 북한 넘어오면 무기 버리자고 할넘 들이구만

    뭐든지 우리나라 잘못이고 뭐든지 못마땅한 넘들은 한국을 떠나라 노무현 대통령 서거때

    미사일쏜 북한넘들의 행동은 아무말 못하면서 tv에 군가 나온다고 지랄떠냐? 넌 면제냐?

  7. 하멜 2009.09.04 00: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여간... 글 쓴 작자의 사고 방식을 보아하니... 이 종자들은 선조 대대로 구제불능이다. - 비록, '박 대통령'과는 달리... 국가의 역적 김대중을 이름 뿐인 '국장'으로 후안무치 하고 노골적인 요구조건을 다 들어준 것만 해도 감지덕지 해야지... 니들이 이렇게 욕심이란게 끝이 없으니 조상들이 니네 전라디언 종자들을 조심하라고 당부하는게 아닌가 싶다.


MBC라디오 ‘최양락의 재밌는 라디오’의 ‘3김퀴즈’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로 막을 내렸다.

19일자 방송에서 ‘3김퀴즈’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한번도 정답을 맞히지 못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민주주의’라는 정답을 맞히는 기회를 드렸다. 고인에 대한 예의차원이기도 했다. 이렇게 ‘3김퀴즈’는 이날 막을 내렸다. 

운전을 하며 자주 듣게 되는 라디오 프로그램 중에 하나가 최양락의 재밌는 라디오였다. 그 중에서도 마지막 순서로 기억되는 ‘3김퀴즈’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 김종필 전 총재를 등장시켜 이들을 희화하고 웃음을 선사했다.

경남도청에 차려진 김대중 전 대통령 분향소


이날도 무심코 자동차의 라디오를 켰다. 방송의 마지막 부분이 흘러나온다. 진행을 맡고 있는 최양락의 설명이 이날 따라 조심스러운 듯 차분하게 이어진다.

최양락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전하며 그동안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한 번도 정답을 맞히지 못한 김 전 대통령에게 마지막 기회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 또, 김 전 대통령이 국민을 즐겁게 할 수 있다면 자신에 대한 풍자와 개그를 해도 좋다는 허락을 해주었다며 감사하다고 전했다.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온 김 전 대통령의 성대모사는 이날 따라 차분하면서도 생전의 목소리를 완벽하게 재현해 착각이 들 정도였다. 특히나 못다이룬 민주화에 대한 안타까움이 스려있는 듯한 어감까지 반영되어 있어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성대모사를 통해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정답을 맞혔다. 그의 특유의 발음이 담긴 허스키한 음성으로 ‘민주주의’라는 정답을 맞혔다. 그런데 왠지 힘이 없어 보인다. 그것은 그가 일생도록 가꾸어 온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현실의 안타까움을 반영하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분향소를 찾은 한 할머니가 오열하고 있다.


이날 마지막 방송에서 김전 대통령의 성대모사는 평소와는 달리 멘트가 적었다. 많은 지식을 가진 그였기에 방송에서도 특징의 살려 해박한 지식으로 정답을 오랫동안 설명을 하는 캐릭터로 설정했다. 그만큼 멘트도 많았다. 하지만 마지막 방송에서는 차분하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마무리를 장식했다.

특별하게 기억에 남고 가슴을 찡하게 만들던 부분은 김대중 전 대통령(성대모사)이 “국민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라는 마지막 인사였다.

그 한마디에 코끝이 찡하게 울리기도 했다. 그 속에는 국민들이 보내 준 사랑에 감사를 전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고, 못다 이룬 민주화에 대한 안타까움, 그 회한이 서려있는 듯했기 때문이다.   

방송의 진행을 맡고 있는 최양락도 이 날 멘트가 빛났다. 담담한 멘트로도 프로그램의 성격인 ‘유쾌함’을 잃지 않으려는 진행이 돋보였다.
이날 방송으로 인해 생존해 있는 그의 음성을 다시 들은 듯하다. 그러나 이제는 다시 듣지 못할 음성이다. 안타까움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빈다.  

Posted by 구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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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잔인한 한 해입니다. 비록 정책적인 이견은 있었지만 이 나라 민주화를 만들고 완성하려던 두 전직 대통령의 영면에 안으로 쪼여 오는 답답함은 그저 마음을 짓누르기만 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 앞에서는 왠지 모를 패배감을 느껴야 했습니다. 힘의 논리속에 패배를 했다는 사실만이 힁한 공간을 떠돌아 다녔습니다. 그 패배감이 사라지기도 전에 다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접하게 됩니다.

눈가에는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서 절규에 가깝도록 눈물을 흘리던 김 전 대통령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가 그토록 슬펐던 이유에는 외면적으로 알려진 민주화의 동지를 잃을 슬픔만은 아닐 것입니다. 그보다 더 과거로 회귀하며 일생동안 목숨을 걸며 어렵게 쌓아올린 민주화의 성과가, 통일에 대한 열망들이 무너진 것이 통탄스러웠을 것입니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수구세력의 힘 앞에 무너지는 시대가 참지 못할 만큼 서러웠을 것입니다.


그렇게 역사의 반역 앞에 뼈속까지 스며든 아픔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불과 3개월만에 강건했던 의지를 무너뜨렸습니다. 군부독재의 칼날에도 굳건히 지켜온 의기였습니다. 목숨을 구걸해 역사의 죄인이 되느니 차라리 죽어서 역사에 살아남자는 것이 그의 의기였습니다.

하지만 그 강건함도 끝내 무너지는 민주화의 아픔을 견디지 못했습니다. 그 아픔은 오늘 그의 영면에 서러워하고 안타까워하며 그를 추모하는 이 땅 민중들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다시금 멀리로 실패했던 뼈아픈 역사, 청산하지 못한 잘못된 역사가 떠 오릅니다. 반민특위입니다. 민족을 배신하며 부귀영화를 누렸던 친일매국노를 끝내 처단하지 못하고 외려 그들의 손에 무너져야 했던 반민특위입니다.

아시다시피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는 제헌국회에 의해 구성된 특별기관이었습니다. 해방 이후 친일매국노들을 잡아서 처단을 하려던 조직이었습니다. 그들은 친일매국노를 잡아 들였지만 이들의 방해로 그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의 현대사는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그 역사가 잔인한 2009년에 다시 떠오르는 이유는 민주화를 주도하고 완성하려 했던 두 전직 대통령의 치세에도 결국 민주화를 완성하지 못하고 오히려 수구세력들에 무너져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픔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80년대는 독재정권 타도라는 하나의 목표만을 향해 민중의 힘이 모였습니다. 그렇기에 민중의 힘은 하나가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IMF 구제금융을 거친 지금은 자본이라는 거대한 힘과도 상대를 해야 합니다. 자신을 희생해야 하는 것 이외에 가족들의 생계도 버려야하는 이중적 고통이 함께 따릅니다.

여기에 세태도 극도로 이기적이되고 개인화 되었습니다. 약자나 소수의 절규와 울부짖음에 다수의 시민은 반응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이익에 관련된 일에는 투쟁이라는 목소리를 높이는 세태가 된 것입니다. 

80년대 민주화운동을 주도했던 학생계층도 이제는 정권과 자본에 맞서 싸우기보다 일신의 안위에만 집중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여기에 노동자 조직 역시 87년 노동자투쟁 당시의 노동자들의 모습이기보다 가족과 자신의 안위를 위해 서 있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그래서 아픈 것입니다. 물론 전체라고 일반화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수의 성향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고 애도하기에 앞서 어쩌면 유언이랄 수 있는 “행동하는 양심이 돼라”라는 그 분의 말을 먼저 머릿속 깊은 곳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만 진정으로 영면한 두 전직 대통령의 명복을 바라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래야만 2009년 이 비극의 해가 다시 반복되지 않을 것리고 봅니다.    

Posted by 구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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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2kim.idomin.com BlogIcon 2009.08.19 18: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의적절한, 그리고 좋은 지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