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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12 숭례문 화재에 대해 국상을 치러야 하는 이유 (2)

현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추구하고 있는 가치는 무엇일까?

개발만능주의, 물권주의, 시장지상주의, 경쟁에서의 생존 등으로 대표될 것 같다.


신자유주의 하에서 무한경쟁 시대에 살아야 하는 세대에게는 생존이 화두일 수밖에 없고 그로인한 경제로의 몰입은 결국 물욕으로 가치가 바뀌게 된다.


이것은 IMF 10년의 평가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성장을 위한 논리에 무의식적인 환상을 갖는다. 그리고 인생의 목표도 부의 축적에 삶의 전반을 걸어놓고 산다.


이러한 의식의 반영은 비단 정치권이나 부유층뿐만 아니라 소시민의 삶에서 잘 나타난다. 무리를 만들어 행동하고 불의에도 적당히 타협하며 자신과 가족들의 일신에 모든 방점을 찍어 놓는다. 그 속에는 타인에 대한 배려나 기초질서, 문화에 대한 의식은 사라지고 가치관은 이기심으로 무장된다.  


내가 보기엔 이것이 우리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의식의 주류이다. 


이번 국보 1호인 숭례문 화재를 바라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숭례문이 정신적 상징물이 아니라 직접적인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 곳이었다면 이렇게 관리되었을까 하는. 


우리들의 의식이 자본의 축적, 경쟁, 더 잘 살아보겠다는 생각에 집착해 있다 보니, 경제와 같은 직접적인 삶에 연관되지 않은 것들의 소중함을 망각해 버린 것이다.


이런 현상들은 자본주의 경쟁사회가 나은 폐단이기도 하지만, 그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주류의 문화가 어디에서 나오는 지에서부터 원인의 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국보 1호 숭례문 화재 사건에 대한 기사들을 보면 문화제에 대한 화재는 이전에도 발생하고 있었고  그 대책은 극히 미흡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번 역시 낙산사 등의 문화제 화제로 심각성을 예고하고 있었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더욱이 이번 화재의 원인이 더 기가 막힐 지경이다. 방화로 나타나고 있는 국보 1호의 방화동기가 문화재로 인해 재산권을 침해받고 있는 개인의 물욕이었다는 것이 현재까지 알려진 보도이다.


자본주의는 개인의 이기심으로 발달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에 대해서 긍정과 부정의 의미로 평가하고 싶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안타깝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개개인이 서로의 물욕으로 경쟁하고 그것이 동기가 되어 자본주의 사회가 성장하는 동안에 정작 우리가 지키고 가져나가야 할 기초적인 가치관과 의식들, 인간으로서 지키고 가져나가야 할 미덕이 결국 물욕으로 상실되고 빼앗기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숭례문을 국상으로 치르자는 말에 절대적인 공감을 나타내는 이유는 국가의 자존심이 담긴 정신적 상징물을 이러한 물욕에 빼앗긴 참담함을 스스로의 반성을 통해 극복하는 동기로 삼자는 것이다.


방화를 한 한 개인을 비난하기에 앞서, 우리사회에 존재하고 있는 가치관과 의식의 문제점을 먼저 성찰하고 반성하자는 것이다. 물론 이 문제의 선두에는 사회의 의식과 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정치권과 부유층이 먼저 나서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국보 1호 숭례문은 대한민국을 상징하던 인격이었다. 우리는 우리의 뿌리를 담고 자존심을 세워놓았던 대한민국의 인격을 우리의 물욕으로 잃었다.


단순히 상징적인 행사로서 만의 의미를 담을 것이 아니라,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자화상을 다시 살펴보고 반성하는 의미에서 국상을 치러내야 한다.


Posted by 구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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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깜찍이 2008.02.19 02: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문화재의 가치를 너무 과대 평가하시는 듯. 국가의 자존심이라니, 국상을 지내야 한다느니 하는 건 문화재를 국가주의의 입장에서 보는 거지요. 문화 유산은 한 나라의 대표격이 아니라 인류 공동의 정신적 자산이 아닐지. 오랜 세월 버텨온 유산을 잃어버린 공허감은 클 수 있지만, 패닉에 빠질 건 없다고 봅니다. 유물은 어디까지나 유물일 뿐 인격이 주어진 건 아니지요. 그리고 다른 국보가 불탔어도 저런 반응이 나왔을지.3년 전 숭례문보다 유서 깊은 낙산사가 홀랑 타다시피 하고 보물 동종이 소실됐을 때도 국가적인 애도 분위기는 아니었지요. 숭례문은 어디까지나 국보 1호이라는 상징성이 큰 거지요. 국보 1호가 국보 중 일등이라는 뜻도 아니건만. 참고로 냉정하게 말해 문화적 가치를 따지자면 숭례문은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재이니 금속활자나 훈민정음, 팔만대장경 같은 다른 국보에 비하면 격이 떨어진다고 봐요. 아무튼 숭례문 소실 후 지금의 초상집 분위기는 지나친 감이 느껴집니다.

    • Favicon of https://redmovie.tistory.com BlogIcon 구자환 2008.02.19 08: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문화재에 대해 과대 평가한 글이 아닙니다. 그리고 국가주의 입장에서 바라본 시각의 글도 아닙니다. 말미에 부여한 숭례문의 인격표현으로 오해의 소지도 있겠다 싶었지만, 그건 많은 국민들의 감성과 상징성을 강조한 표현입니다. 이글에서는 지적하려고 했던 것은 민족주의나 국가주의로서의 시각이 아니라, 자본만능, 물질만능만으로 흐르고, 정신적인 측면보다 경제(돈)만 가치의 중심이 되고 있는 우리사회의 한 단면을 지적한 것입니다. 그래서 정신적인 카타르시스를 위해 국상이라는 반성의 매개체를 선택하자는 것입니다. 비단 문화재 방화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으로 보아 어떤 형태이든 사회적 기풍에 대한 반성은 필요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