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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봉하마을 묘지에는 한 줄기 빛이 내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비극적 죽음을 선택했던 봉하마을의 밤은 고요하고 아름다웠다. 민주화와 통일을 갈망하던 두 전직 대통령을 나란히 보내야 하는 잔인한 2009년 8월의 밤에 찾은 노 전 대통령의 묘지에는 한 줄기 빛이 내린다. 국장을 맞아 봉하마을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분향소가 보인다. 노 전 대통령의 분향소가 마련됐던 바로 그 자리다. 몇 차례 취재를 위해 이곳을 찾았지만 정작 노 전 대통령의 유해가 안치된 묘소는 제대로 보지를 못했다. 그가 생전에 새벽을 맞이하며 올랐던 봉화산 등산로 역시 올라 보지를 못했다. 너무 많은 사람이 모인 까닭이었다. 인파가 모인 곳을 한가로이 걸으며 상념에 빠지기란 불가능해서다. 늦은 여름밤, 묘지 앞에서 밀려오는 후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인해 봉하마을에 .. 더보기
MBC, 국장기간에 전쟁군가 방송하다니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인가 싶다. 민족간의 화해와 통일을 염원하며 한 길로 달렸던 김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국장기간에 남북간 대결을 연상케 하는 군가를 내보내는 지상파 방송은 도대체 무엇인가 싶다. 지역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취재한 후 기사를 송고하고 한 숨을 돌리는 순간에 어처구니없는 노래가 들린다. 바로 '전선을 간다'라는 군가다. 군 생활을 한 이는 한번쯤은 이 군가를 불렀고, 이 노래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도 안다. 바로 북측에 대한 분노와 전우애다. 김 전 대통령의 국장 기간에 수많은 국민들이 그를 애도하고 있고, 북측에서도 조문단을 보내 추모를 하고 있는 시점에 전우애와 결의를 다지는 상식이하의 방송을 송출하고 있는 곳은 MBC다. 인터넷을 검색해서 찾아보니 ‘신나군’이라는 예능프로그.. 더보기
김대중 전 대통령 “국민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MBC라디오 ‘최양락의 재밌는 라디오’의 ‘3김퀴즈’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로 막을 내렸다. 19일자 방송에서 ‘3김퀴즈’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한번도 정답을 맞히지 못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민주주의’라는 정답을 맞히는 기회를 드렸다. 고인에 대한 예의차원이기도 했다. 이렇게 ‘3김퀴즈’는 이날 막을 내렸다. 운전을 하며 자주 듣게 되는 라디오 프로그램 중에 하나가 최양락의 재밌는 라디오였다. 그 중에서도 마지막 순서로 기억되는 ‘3김퀴즈’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 김종필 전 총재를 등장시켜 이들을 희화하고 웃음을 선사했다. 이날도 무심코 자동차의 라디오를 켰다. 방송의 마지막 부분이 흘러나온다. 진행을 맡고 있는 최양락의 설명이 이날 따라 조심스러운 듯 차분하게 이어진다. 최양락.. 더보기
추모에 앞서 '행동하는 양심'을 다지자 참 잔인한 한 해입니다. 비록 정책적인 이견은 있었지만 이 나라 민주화를 만들고 완성하려던 두 전직 대통령의 영면에 안으로 쪼여 오는 답답함은 그저 마음을 짓누르기만 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 앞에서는 왠지 모를 패배감을 느껴야 했습니다. 힘의 논리속에 패배를 했다는 사실만이 힁한 공간을 떠돌아 다녔습니다. 그 패배감이 사라지기도 전에 다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접하게 됩니다. 눈가에는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서 절규에 가깝도록 눈물을 흘리던 김 전 대통령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가 그토록 슬펐던 이유에는 외면적으로 알려진 민주화의 동지를 잃을 슬픔만은 아닐 것입니다. 그보다 더 과거로 회귀하며 일생동안 목숨을 걸며 어렵게 쌓아올린 민주화의 성과가, 통일에 대한 열망들이 무너진 것이 통..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