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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06 자전거 구입하다 당한 굴욕 (8)
자전거로 업무를 보며 출퇴근을 한 지 정확히 6일째입니다. 자전거를 구입하게 된 결정적 내막은 따로 있지만, 오래전부터 생각해 온 일이기도 했습니다. 은근히 운동도 할 겸해서 욕심을 내고 있다가 한 날 새로운 애마를 만났습니다. 

애마가 된 녀석. 이 놈으로 출퇴근을 한다.


자전거가 비싸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1천만원을 넘는 자전거가 있더군요. 대부분 자전거 동호회 사람들이 타고 다니는 자전거는 1백만 원 선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러니 저 같은 가난뱅이는 엄두도 못 낼 일입니다. 결국 고민 끝에 20만 원 선으로 가격을 결정하고 자전거 매장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마음이 흔들립니다. 10만 원대로 가격을 급히 바꿉니다. 

매장에 들어서서 사람을 부르니 졸고 있던 50대의 주인이 놀란 듯 잠에서 깨어나 아래 위를 번갈아 봅니다. 

“아저씨, 자전거 가격대가 어떻게 되죠?”
“얼마정도 가격대를 찾는데요?”
“10만 원대요”

이 주인양반, 갑자기 얼굴 표정이 굳어집니다. 괜한 놈이 와서 단잠을 깨운다는 표정입니다.

“요즘 10만 원짜리 자전거가 어딨어요? 그런 거는 없습니다.” 
아주 면박을 줍니다. 

“네?, 인터넷에 보니까 있던데요?”
“우리는 그런 거 안 팔아요. 10만 원짜리 자전거는 이제 안 나옵니다”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주인 양반도 꽤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그래서 얼마짜리가 있나 한번 둘러보았습니다. 최저 가격이 20만 원대 후반부터 100만 원대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상한 기분에 굳이 여기서 자전거를 살 이유는 없지요. 그래서 모른 채 하면서 발길을 돌립니다. 

기분이 상해 자전거를 구입하는 것을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낙심한 채 몇 발자국 옮기니 그곳과 불과 50여 미터 떨어진 다른 자전거 매장이 보입니다. 

그 매장에 들렀습니다. 이곳은 앞 매장처럼 국내 모 메이커 매장이 아닙니다. 역시 같은 가격대가 있는 지 물었습니다. 그런데 10만 원대 가격이 있습니다. 나머지 가격대를 보니 20만 원대부터 50만 원대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여기서는 굴욕을 안 당해도 될 듯합니다.

주인에게 자전거 가격대에 따라 어떤 기능이 다른지 물었습니다. 주인장 왈 우선은 재질이 가볍고 튼튼하다고 합니다. 나머지는 브레이크에 사용된 재질과 휠의 차이 정도랍니다. 나머지 기능이 더 있지만 달리는 데는 변속기아의 수가 비슷해 크게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10만 원대는 일상에서 짧은 거리를 이용하는데 적합하다고 합니다. 무게가 무겁고 튼튼하지 못해 장거리를 이동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합니다. 장거리 이동에는 20만 원대나 30만 원대 이상을 사는 게 좋다고도 합니다. 

20만 원대를 보니 30만 원대가 눈에 들어옵니다. 사람의 욕심은 이런 곳에서 보입니다. 머뭇머뭇 하는 모습을 보던 주인장이 중고가 있으니 한번 보라고 합니다. 바로 찾던 자전거입니다. 가격도 10만 원대 초반입니다. 한차례 굴욕을 겪은 후 애마는 그렇게 결정되었습니다. 

럭셔리를 포기하고 구입 한 전조등. 그 대가는 무려 17만원 차이가 났다.


며칠 동안 밤길에 자전거를 타다보니 전조등도 필요하더군요. 그래서 지나치다 눈에 보이는 한 곳을 들렀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도 기분이 상해버렸습니다. 우연찮게도 앞서 들렀던 곳과 같은 국산 모 메이커를 판매하는 매장입니다.

자전거 전조등이 무려 18만원입니다. 그 아래 가격이 16만원. 최하 낮은 가격이 2만5천원입니다. 

주인장 하는 말 “다들 이 정도 달고 다닙니다. 자전거만 해도 100만원대를 다 타고 다니는데.” 

앞서 자전거를 사면서 보았던 1만원을 생각하고 들렀다가 어안이 멍멍해 집니다.
옆의 한 젊은 친구도 끼어듭니다. “럭셔리하잖아요.”

럭셔리 같은 소릴 하고 있습니다. 노블리스, 엣지, 카리스마 같은 가식적인 말 입에 담고 다니는 인간들 중에 제대로 된 인간 한 명도 못 보았습니다. 짜증을 숨기고 1만 원짜리는 없냐고 물었더니 쥔장은 이내 무시하듯 자리를 떠나버립니다. 또 한 번 열이 오릅니다.  

이날 또다시 굴욕을 당하고 난 이후에 발품을 팔아 결국 1만 원짜리 전조등을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참 요지경 세상입니다.     

Posted by 구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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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deej.tistory.com BlogIcon 디제이랑구 2009.09.06 17: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얼마전 조카 뽀로로자전거 사줬는데 4살짜리.. 그런데 그 작은 자전거가 12만원이나 하더군요. 아직 내 것도 없는데 ㅋ

  2. Favicon of https://blog.sz21c.com BlogIcon 제피르 2009.09.06 23: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장 사장님( 혹은 점원분? )이 좀 심하셨군요.

    10만원 이하의 제품도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 생활에서 쓰기 위해서는 굳이 고가로 갈 필요가 없죠.
    저도 생활 자전거( 이긴 하지만 20만원 선의 좀 고가의;;; )를 타다 입문 MTB로 넘어가기는 했지만, 집 근처나 꼭 새 자전거를 타고 나가야 할게 아니면 그냥 생활 자전거 끌고 나갑니다.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나한테 필요하냐의 문제인거죠.
    혹시 고가(100만원 이상대의 자전거) 자전거에 나쁜 감정을 가지실까봐 말씀드리면...
    중장거리 크로스 컨트리에서는 생활 자전거와 확실히 차이가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기어의 단수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최고속은 10만원짜리 생활자전거든 1000만원짜리 고가 자전거든 같습니다. ) 지형의 상태나 체력의 상태에 따라 최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단수의 선택의 폭이 넓다는 거죠. 위의 한 매장에서 이야기 들으셨듯이 프레임이 가볍기 때문에 그만큼 체력적으로 이득이 있구요. 물론 이건 중장거리 여행을 위해서구요....^^ ( 전 주말마다 100여 km의 여행을 위해 100여 만원을 투자했습니다;;; )

    어쨋든 최근의 "무조건 비싼게 최고"라는 시점은 좀 문제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 실제로 중고 거래를 해보면 무작정 비싼게 최고다 라는 생각을 가지신 분들 은근히 많더군요. ) 나한테 필요하고 내가 만족하면 되는 거죠. 고객에게 무조건 비싼게 최고다 비싼걸로 사라라는 것도 문제고, 종종 그런 분들이 있는데 '내꺼보다 싼거네, 에이~'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 열심히 달았는데 뭔가 덧글에 주제도 없고 결론도 없군요.. 블로그 주인분께 죄송하네요;;; )

  3. Favicon of http://psallo.tistory.com BlogIcon 프살로 2009.09.07 00: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요즘 자전거 관련 이런 글들을 자주 보게 되네요...
    이노무 거품은 언제나 빠질지 참 걱정입니다.
    저도 이런 경험이 있었습니다.
    얼마전 불만제로였나요? 티비 어느 프로그램에서 자전거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정말 거품이 심하더군요. 티타늄 한 대 팔면 몇백을 남긴다고 하네요.
    왜 선수도 아니면서 그렇게 고가의 장비만을 과시하려는 일부 사람들에 의해 시장도 형성이 되는지 안타깝네요.
    10만원 20만원대 자전거로도 전국을 일주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물론 고가 장비가 조금은 수월할지 모르겠지만 저가 자전거도 잘 관리만 한다면 충분합니다.
    저도 나름 고가의 자전거를 보유하기도 했지만 고가든 저가든 중요한건 나 자신이더군요. 고가든 저가든 자전거는 내 발로 밟아야만 나가니까요.
    기분 푸시고요. 정말 양심껏 장사하시는 좋은 샵에서 자전거와 좋은 인연 이어가세요~

  4. 이홍창 2009.09.07 07: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이클 타면서 출퇴근하는데요 저두 가격이 좀 나가는 200가까이 나가는 자전거를 타고 전조등도 7만원
    하는 전조등 정말좋은 충전은 자가 충전하고요 정말 정말 가격비싸지만 5년이상 타실꺼면 30만원이상대
    사는것이 좋습니다. 그게 절약하는거고요 가격 싼게 나쁘다는건 아니지만 무겁고 그러면 몸이 운동이
    아니라 혹사라 답변드립니다.

    저는 가격대 10만원대 30만원대 70만원대 200만원대 이렇게 타다보니 아..왜 비싼만큼 사람들이 많이타는지 알겠고 몸이 편하더라구요 5.10년이상 타실꺼면 30.70.100이상 타는것이 건강과절약이라고 봅니다.

  5. 지나다 2009.09.07 08: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신이 모르는일을 비하하려고만 하시면 안될꺼란 생각이 드는군요~
    남들이 비싼걸 선택할땐 이유가 있어서 그러는것이지 바보여서 그러는게 아닌겁니다.
    이 글엔 비싼걸 사용하는이들에대한 혐오감이 드러나 있습니다.
    라이트에서 17만원차이가 있다고 하셨는데 성능에선 오히려 더많은 차이가 있을겁니다.
    물론 저렴한 자전거에 비싼 라이트를 달수 없으니 1만원짜리 라이트를 선택하신건 잘하신거구요

  6. 커피한잔하다.. 2009.09.21 01: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격대마다 쓰임과 용도가 다르니 자신에게 필요한 용도를 잘 골라 사는 것이 좋죠.
    자전거샵을 잘못 만나서 욕보셨습니다.
    일반 자전거샵과는 달리 MTB 전문샵은 전체적으로 가격대가 많이 높더라구요 ;ㅅ;
    생활자전거를 취급하지 않는 곳도 있구요.

  7. Ydh 2010.02.16 02: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라이트같은경우 저가제품과 고가제품 성능차이는 확실합니다.
    저가일경우 밤에 자전거안전등으로밖에 못쓰지만 고가의 제품들은 저가에비해 100배 이상 밝다해도 될정도로 밝습니다. 가끔 차로 오인받는 경우도있습니다.
    다만 저 사장님은 서비스정신이 좋지못하네요;;;

  8. 지나가다 2010.05.25 00: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전조등... 2500원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