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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합천 팔만대장경 축제에서 느낀 아쉬움 현재 합천군에서는 대장경천년 문화축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천년 고찰인 해인사에 보존중인 대장경을 통해 대장경의 가치를 재 발견하고 체험을 통해 고려인의 지혜를 공유하자는 취지의 행사입니다만,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행사이기도 합니다. 이 행사는 9월 23일에서 11월 6일까지 합천군 가야면 주행사장과 해인사가 주요 무대입니다. 사람들은 이 행사를 쉽게 ‘팔만대장경 축제’라고 합니다. 사전전 의미를 찾아보니 축전은 “축하하는 뜻으로 행하는 의식이나 행사”이니 만큼 다른 표현으로는 축제이기도 합니다. 무릇 축제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와 행사를 즐기고, 그 의미를 깨닫고 가는 행사이어야 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축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지요. 축제뿐만이 아니라.. 더보기
길을 걸었더니 하늘과 땅을 걷더라. 길이 있어 사람이 걸었더니, 그 길은 하늘에 닿았다가 지상으로 내려오더라. 이 길은 경남 합천군 황매산 자락에 위치한 모산재에 있다. 합천 해인사 팔만대장경 축제를 탐방을 위해 찾았던 길의 산행. 하늘에 닿았던 이 길은 다시 지상으로 이어져 인간세계와 살을 섞는다. 그 길에 서면 무성한 수목은 온데간데 없고, 넓은 평원만이 하늘을 베개 삼아 대지에 누웠다. 갖가지 야생화와 수풀로 이부자리한 평원에는 사람도 풀꽃이 된다. 정상 언저리 능성에 다다르면 시멘트와 아스팔트 냄새 짙은 내 모습은 이미 없다. 겹겹이 쌓인 산봉우리는 오래전의 과거. 그런 까닭에 황매산은 영화나 사극에서 배경이 된다. 시대극에서 말을 타고 달리는 장면은 대부분 이곳에서 촬영되기도 한다. 황매산 정상을 뒤로 하고 영암사지 방향으로 발길.. 더보기
천년세월 수만가지 사연을 담은 마애약사삼존불 어찌하다 보니 이번 주일에도 함안을 향하게 됐다. 고속도로에서 여수 향일암이 전소됐다는 불쾌한 소식이 전해진다. 남는 시간에 문화유산을 찾아보기로 하고 일정을 다시 맞춘다. 이날 찾은 곳은 경남 함안군 군북면 방어산에 자리한 천년의 신비를 간직한 마애약사삼존불이다. 보물 제159호 마애약사삼존불은 통일신라시대 조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애사를 거쳐 방어산으로 향하는 길. 마애약사삼존불은 500m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이 정도면 한달음에 오를 수 있을 것 같다. 등산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산책로와 같다. 산길 치고는 꽤 넓은 길이 열려져 있다. 산길을 쉽게 생각하다가는 낭패를 당할 수 있다. 한창 젊은 시절인 대학 1년 여름날, 동네 산속에서 뛰고 달리며 성장했던 시골촌놈은 지리산의 산세를 가볍게 보았다.. 더보기
아라가야에는 찬란한 문화만 있었을까 내가 청소년 시절을 보냈던 곳에도 고분은 있었다. 유소년기의 기억으로는 거인무덤으로 불렸다. 거인무덤이 있었고, 거인 발자국도 있었다. 그것이 가야시대의 고분이었고, 공룡발자국이었다는 사실은 성장을 한 후 알게 된 사실이다. 복원이 된 지금에서야 그곳은 고분이 되었고, 공룡화석지가 되었다. 유적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전문적으로 배우고 탐구하지 못한 탓에 고분은 나에게 옛사람들의 삶과 당대의 사건들을 돌이켜 보는 역할만 한다. 내가 선 이곳에서 벌어졌을 옛 이야기들. 그 속에는 순장을 기다리며 죽음을 앞 둔 소녀의 두려움과 권력과 힘의 논리에 의해 지배당했을 민중의 아픔이 있다. 경남 함안군 도향리와 말산리 일대 야산 구릉지에는 남북으로 2km 이상 대형 고분 40여기 등, 총 153기가 밀집되어 있다... 더보기
봉하마을 묘지에는 한 줄기 빛이 내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비극적 죽음을 선택했던 봉하마을의 밤은 고요하고 아름다웠다. 민주화와 통일을 갈망하던 두 전직 대통령을 나란히 보내야 하는 잔인한 2009년 8월의 밤에 찾은 노 전 대통령의 묘지에는 한 줄기 빛이 내린다. 국장을 맞아 봉하마을에 마련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분향소가 보인다. 노 전 대통령의 분향소가 마련됐던 바로 그 자리다. 몇 차례 취재를 위해 이곳을 찾았지만 정작 노 전 대통령의 유해가 안치된 묘소는 제대로 보지를 못했다. 그가 생전에 새벽을 맞이하며 올랐던 봉화산 등산로 역시 올라 보지를 못했다. 너무 많은 사람이 모인 까닭이었다. 인파가 모인 곳을 한가로이 걸으며 상념에 빠지기란 불가능해서다. 늦은 여름밤, 묘지 앞에서 밀려오는 후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인해 봉하마을에 .. 더보기
표충사에서 찾아 낸 옛 사람의 기억들 얼음골로 잘 알려진 밀양 산내면 방향에 집회 취재를 하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표충사에 잠깐 들렀습니다. 산내면에서 산봉우리를 하나 넘으면 바로 사명대사 호국성지로 유명한 표충사가 있는 단장면입니다. 이곳은 오래전 학창시절에 두 번 와 본적이 있는 곳이기도 하고, 먼 기억속으로 남아있는 옛 연인과의 추억도 남겨진 곳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그 시절의 기억이 이곳을 찾게 만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학창시절에도 여행을 좋아 했지만 많이 다니지는 못했습니다. 그 당시 많이 찾았던 곳이 사찰이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이곳은 크게 변한 것이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옛 기억을 더듬는데 적당한 곳이기도 합니다. 덕분에 오랜만에 한동안 잊고 지냈던 먼 기억을 마음껏 떠 올릴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표충사 입구에서 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