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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남 창원, 1천여 시민들 끝내 가두시위

 




경남 창원, 1천여 시민들 끝내 가두시위

“광우병으로 죽느니 경찰에게 맞아 죽는 게 나아”


주말인 31일, 마산, 창원, 진주, 김해 등 진주 각 지역에서도 주말을 맞아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 날 창원시 용호동 정우상가에서 열린 촛불집회는 1천여 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여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며 미국산 쇠고기 고시 철회를 요구했다. 이처럼 창원시민들이 대규모로 모이기는 2002년 미선이 효선이 사건에 이어 두 번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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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정우상가 앞 인도를 가득메운 1천여 시민들


풍물패와 창원시립악단의 연주로 시작된 문화제에서 시민들은 중국에서 돌아온 이명박 대통령이 촛불집회 배후를 밝히라는 기사에 대해 조중동만 보는 지 민심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며 대통령의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자유발언을 신청한 참여자는 대부분 초등학생과, 중학생, 그리고 고등학생들. 인터넷을 통해 구체적 정보를 얻고 있다는 청소년들은 고시철회가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했다.


촛불집회를 위한 모금운동이 진행되는 가운데 창원 모 고등학교에 다닌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학생은 “촛불집회에 선생님들이 나가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선생님, 학생이기 이전에 이 나라의 국민”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 나라의 정책에 대해서 당당히 말할 권리가 있다”고 학교측을 원망했다.


또, 창원 모여고 2학년이라고 밝힌 여학생은 “광우병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고 말하고 “광우병 소를 먹고 죽느니 그냥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죽으면 안되겠나. 이렇게 생각했다”며 “이것이 대부분의 학생들이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수업시간에 한 선생님이 교육방송의 지식채널을 보여주었다며 그 내용을 보고 매우 놀랐다고 말하고 “동물에게도 먹이지 않는 것을 우리는 절대 먹을 수 없다”며 “대통령도 먹지 않으면서 우리보고 먹으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분노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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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무시 이명박 규탄

초등 임용을 준비하는 대학 4학년생이라고 학생은 “인터넷을 뒤지거나 한겨례, 경향같은 신문을 뒤지고 직접 찾아보지 않으면 광우병에 알 수 없는 몽매부지한 시민이 되어버린다”고 말문을 열고 “10%의 시민이 이 나라를 바꿀 수 있다”며 시민들이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우리는 스스로 나왔다고 말하고 정부의 거짓말에 대해서 그대로 믿을 정도로 어리석은 사람들이 아니라고 정부를 비난했다.


모 중학교  1년이라고 밝힌 학생은 “친구들이 집회에 나가면 경찰에게 맞아 죽는다며 무서워서 못나오고 있다.”고 말하고 “이제 16년 밖에 못 살았는데 광우병으로 죽느니 경찰에게 맞아 죽는 것이 낫다.” 며 참석동기를 밝혀 환호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어지는 자유발언으로 평소보다 늦은 9시 30분경 문화제를 마친 참석자들은 가두시위를 요구했고, 끝내 거리시위에 나섰다. 거리로 나선 시민들은 “협상무효, 고시철회”를 외치며 창원시청 로터리를 돌아 번화가인 상남 상업지구로 향했다. 참가자들이 차도를 이용해 가두시위를 벌이자 시청로터리에서 경찰이 두 번 제지에 나섰지만, 옆길로 돌아가는 시민들을 통제하지는 못했다. 결국 경찰은 제지보다 교통통제에 나섰고 상남동 분수광장까지 거리시위를 묵인했다.


참석자들이 번화가인 상남 상업지구로 들어서면서 구호도 어느새 바뀌었다. 참석자들은 “이명박 물러나라”라고 구호를 외쳤고 이를 지켜보던 인근 시민들이 같이 구호를 외치며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이윽고 상남동 분수로터리에 도착하면서 주최측은 집회 해산을 선언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시민들은 서울에서는 새벽까지 집회를 하는데 여기서 그만 둘 수 없다고 주장하고 문화제 장소인 정우상가까지의 행진을 요구했다. 그러나 주최측이 결국 해산을 선언하자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구호를 외치며 다시 거리행진에 나서 주최측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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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상남상업지구에서 거리행진을 하고 있는 시민들


당황스럽기는 경찰도 마찬가지였다. 자진해산을 기대했던 경찰은 거리행진이 다시 시작되자 미처 대응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참석자들이 진로를 잡아 행진을 하는 동안 경찰이 뒤늦게 가로막았으나, 참석자들은 경찰과 충돌을 피해서 뒤로 돌아서 행진을 계속했다. 롯데백화점 옆 도로를 통해 참석자들이 행진을 하는 사이 경찰은 대열을 갖추고 저지선을 형성했지만 참석자들이 이번에는 옆길로 진로를 잡아 행진해 경찰을 당혹케 했다.


1천여 명의 참석자들을 경찰의 저지선을 따돌리면서 행진을 계속하자 결국 경찰은 인도로 행진을 유도하면서 제지보다 차도로의 행진을 막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10시 20분경 다시 정우상가로 집결한 시민들은 여전히 아쉬운 듯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를 부르며, 내일 다시 모이자고 격려하면서 자진해산했다.


한편 경찰관계자는 오늘 집회에 대해 “내부 분위기가 어떻냐.”는 질문에 “당황스러웠다”고 말하고 “전국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상부로 보고 후 어떤 조치가 내려올지 지켜보아야 한다.”고 사법처리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 이 기사는 민중의소리에도 보도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