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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여전히 소외받는 인터넷 언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라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공분을 하면서 이를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시작되었고, 급기야 시민들은 거리로 진출해 시위를 시작했다. 광우병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집회의 특징은 자발적 시민들의 모임이다. 이런 자발적 모임이 가능하게 한 것은 말할 나위도 없이 인터넷의 카페나 블로그를 통한 소통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간의 반독재 투쟁과 민주화 투쟁 속에 보이던 시위문화와 2008년 오늘의 시위문화는 사회가 발전한 만큼 커다란 변화를 보이고 있다.


80년대의 거리시위는 최루탄과 장돌이 맞서는, 그 속에서 피를 보아야하는 격렬함이 있었고 목숨까지 잃어야 했던 원치 않았던 희생도 있었다. 그리고 연행과 구속은 한 개인에게 인생의 진로를 바꾸어 버릴 만큼 커다란 사회적 희생도 요구했다. 하지만 2008년에 이르러 국민의 저항권으로 인정받은 시위는 평화가 기조이며, 그 두려웠던 연행조차도 소위 ‘닭장차 투어’라는 다소 흥미로운 경험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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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매체의 현장중계 모습


또 하나 특징적인 것이 있다면 언론의 보도방식이다. 주류매체라고 불리는 방송사와 조중동으로 표현되는 일간지들의 보도방식은 80년이나 지금이나 크게 변하지 않았다.  2008년 촛불문화제에 대한 보도를 보더라고 여론이 굳어지고 난 이후에야 겨우 적극적인(?) 보도를 하는 형식이다.


초기에 많은 시민들이 촛불집회를 가질 때만 하더라도 몇 몇 진보적 관점의 언론사를 제외하고 주류매체들은 이를 적극 보도하지 않았고 시민들은 공중파의 한 줄 보도라도 나오기를 갈망했다. 이들이 그나마 적극적으로 보도를 시작하기 한 때는 시민들이 결국 거리로 나서고 연행이 되면서 부터이다.


이에 반해 인터넷 언론은 촛불집회 초기부터 적극적인 보도를 통해 여론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인터넷의 제약으로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실시간 현장중계’라는 새로운 보도형식을 채택해 시민들 속에서 함께 하고 뛰어다녔다. 놀라운 것은 이동하는 시민들 속에서 실시간 현장중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무선인터넷이 발달하면서 가능해졌지만 이전에는 이동하면서 하는 현장중계는 꿈같은 현실이기도 했다.


이러한 인터넷 매체들의 현장 중심적 밀착보도는 시민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실시간 중계보도를 통해 현장상황의 소식을 동일시간대에 접하는 것은 물론이고, 직접 촛불집회에 나서기도 했다. 오히려 공중파 방송사보다 인터넷을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접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인터넷 매체의 활약은 이번에도 2002년 미선이 효순이 사건과 같이 국민들의 여론을 전국에 알려내는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방송은 그때와 같이 대세가 굳어지면서 뒤쫒아 보도하는 형식이 되어버렸다.


물론 아직도 주류매체가 가지는 영향력만큼 인터넷 언론이 가지는 영향력은 약하다. 그래서일까, 여론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는 인터넷 매체에 대한 관심은 공중파나 일간지에 비해 미약하기만 하다. 그동안 인터넷 언론들의 활동을 가장 많이 알고 있을 법한 ‘이명박 탄핵을 위한 국민운동본부’조차 그러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아쉬울 수 밖에 없다. 물론 노동계도 그러했고, 진보진영도 그러했다. 언론의 보도형태를 규탄하면서도 적극적인 보도를 힘겹게 하고 있는 인터넷 매체까지 포함시키기도 했다. 소위 “제대로 보도하고 있는 언론이 한군데도 없다”는 표현으로 인터넷 매체는 무시를 당하기가 일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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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매체의 현장중계 모습


그런데 오늘 아침 ‘이명박 탄핵을 위한 국민운동본부’에서 보낸 메일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살리자! 경향, 한겨레, MBC. 문 내리자 조. 중. 동 캠페인” 동참을 호소하는 메일은 역시 주류매체와 일간지들에 대한 애정만이 나타나고 표현되고 있다. 현장을 뛰어다니며 시민들과 같이 밤을 지새우고 촛불시위를 전국에 알려내었던, 인터넷 매체에 대한 관심은 보이지 않는다.


인터넷 실시간 중계를 통해 전국으로 보도하기 시작한 매체는 크게 오마이뉴스와 민중의 소리이다. 오마이뉴스와 같이 시민대중에게 잘 알려진 매체는 다행스럽게 실시간 현장중계를 통해 자발적 후원금이 5천만 원이 넘을 만큼 후원이 이어졌지만, 그기에 비해 극히 가난한 인터넷 매체인 민중의 소리의 경우는 서버가 다운될까봐 연일 가슴만 조리고 있는 실정이다. 오마이뉴스도 그랬고 민중의소리도 그랬지만 이미 서버의 다운은 몇 번에 걸쳐 일어났다. 접속자가 폭주하면 가난한 언론사의 서버는 더 힘들어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작 이들 매체의 소속기자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경제적 어려움이기 이전에 대중으로부터의 무관심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주류매체가 외면하는 사회적 현상들은 이들이 앞서서 보도해왔고, 그로서 공중파의 보도를 이끌어내는 촉매가 되어왔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여전히 공중파나 주류매체들의 보도에 목말라 하고 있다.


역할에 맞는 정도의 대우는 사회에서의 질서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제는 인터넷 매체에 대한 관심도 잊지 말고 가져주었으면 한다. 비록 인터넷 언론이 다양한 시각의 관점을 가지고 있지만 그러한 모양새가 오히려 여론을 장악하고 있는 주류매체를 견제하는 힘이 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