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15년 근무한 경력수당이 고작 3만원?

경상남도 교육청의 경력인정제를 바라보는 학교비정규직 여성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비정규직과 정규직간의 임금격차가 최대 3배 가까이 차이가 나고 있는 상황에서, 30년만에 생긴 경력수당마저도 15년 이상 근무해야 고작 3만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창원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15년째 비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40대 여성은 경상남도 교육청의 경력인정제에 대해 끊임없이 요구를 해 온 만큼 기대도 높았다고 했다.

하지만 내용을 알고 나서는 너무 화가 났다고 했다. 주변에서는 언론보도를 보고 경력수당을 받게 됐다고 말할 때마다 너무도 자존심이 상한다고도 했다. 15년 근무해서 받는 3만원의 경력수당이 너무도 비현실적이라는 목맨 소리다. 


이들 학교비정규직의 업무는 정규직과 동일하다. 단지 다른 것이 있다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계약조건의 차이다. 이들에게 하나 다행인 것은 2007년 공공부문 대책을 통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어 고용의 안정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학교장이 고용주인 이들이 받게 되는 경력수당은 5년 이하 1만원, 5년에서 15년 이하 2만원, 15년 이상 3만원을 지급받게 된다. 여기에 매년 1회 지급되는 맞춤형복지수당 20만원이 있다.


이와 관련해 전국여성노동조합 경남지부는 24일 경남도교육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경남도교육청의 학교비정규직 직종별 임금격차를 폭로하는 한편, 종합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경남지부에 따르면 2003년 1월부터 근무한 비정규직이 현재 지급받는 연봉은 1,722만여원이다. 반면, 같은 시기에 입사한 정규직의 연봉은 4,694만여원으로 같은 직종에서 같은 일을 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차이는 최고 2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임금상승에서도 2003년부터 근무한 비정규직은 그 상승폭이 거의 없다. 조리원 비정규직의 경우 79여만원인 초년도 실수령액은 25년 동안 근무를 해도 85만여원이다.

전국여성노동조합 경남지부는 “지난 10월12일 경상남도 교육청에서 전국 최초 학교회계직원 경력인정제를 도입한다는 발표를 했지만, 전국 최초도 아니며 공약의 실행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미미하다”고 말했다.

전남, 강원 교육청이 먼저 발표했고, 전남과 경기, 충남지역은 내년 1월부터 시행하는데 비해 경남은 내년 9월 시행한다는 것이다. 또, 매년 경력을 인정받는 정규직에 비해 5년마다 한번씩, 그것도 1만원씩 인상되는 경력인정제는 도교육청의 생색내기식 행정이라는 주장이다. 

전국여성노동조합 경남지부는 경남도교육청을 향해 “기본계획과 단계별 추진계획을 세워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마지막 남은 자존심까지 밟아버린 껍데기뿐인 제도를 반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교육감의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과 비정규직 협의체를 당장 구성하라”고 요구하고 “큰 틀에서부터 구체적인 내용까지 협의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전국의 학교 비정규직은 15만여명에 달하고 있다. 경남의 경우에도 1만여명의 학교비정규직이 있다. 경남의 교육행정직 공무원이 5천여명인 것을 감안하면 학교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손으로 움직여지고 있다고 해도 과하지 않다. 

 
고영진 경남교육감은 ▷비정규직 담당팀 신설 ▷비정규직처우 개선 협의체구성 ▷비정규직 관련 법규 정비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