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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이런 막걸리 보셨나요?

오늘 포스팅은 결국 광고 성격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먼저 이해하시길 바랍니다. 얼마 전 와인전문점에서 처음 보았던 국내산 쌀 막걸리입니다. 변호사 한 분이 선물로 받은 게 있다고 자랑을 하면서 내 놓았던 ‘누보’라는 쌀로 빚은 술입니다.  

와인에 뒤지지 않는 디자인과 하얀 색감에 모두 탄성을 자아내더군요. 술을 즐기지 않는 저 역시 한 눈에 반할 정도였습니다. 
 

와인을 즐기는 매니아층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검붉은 색감과 각기 다른 향기, 그리고 저는 알지 못하는 깊은 맛이 있다고 합니다.  
 

와인잔에 담은 쌀막걸리 누보

쌀막걸리 누보


이런 와인에는 검붉은 빛깔이 자아내는 정렬과 강렬함이 있다면 쌀 막걸리 누보는 청순하고 단아함이 특징입니다. 와인 잔에 담긴 누보의 하얀 색감은 바로 ‘조선의 색깔’입니다. 고급스런 와인 전문점에서 포도주와 함께 두었을 때 결코 뒤지지 않는 고풍스러움도 있습니다.
 

소속된 단체가 송년모임을 하는 날, 쌀 막걸리 누보를 두 번째 접합니다. 두 번째 보게 된 이날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습니다. 술을 즐기지 않는 사람이 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이상할 만큼 쌀 막걸리 누보는 매력이 있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이 농주를 먹으면서 굶주린 허기를 속이고, 힘겨운 일들을 해냈습니다. 
 

누보의 맛은 전통주인 막걸리의 맛을 벗어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온화한 색깔만큼이나 맛도 정갈하고 단백 합니다. 알코올 특유의 톡 쏘는 맛보다는 와인과 같은 부드러운 맛이 먼저 입안에 감돕니다. 전통주인 막걸리에서 느끼던 특유의 향기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알코올 함유량이 적지 않아 적당히 마셔야 합니다. 7도라고 하는군요. 무엇보다 술을 먹은 후에도 두통이 오지 않아 좋습니다. 여성분들이 상당히 좋아합니다. 
 

쌀 막걸리는 쌀값 폭락으로 인해 절망하고 있는 농민들에게는 근본적인 처방이 되지는 않겠지만, 쌀 소비량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도 생각됩니다. 농민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쌀로 만든 떡이나 과자는 쌀 소비에 도움이 안된다고 합니다. 쌀떡이나 과자를 먹게 되면 그 만큼 밥을 먹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무튼 먹거리의 원천인 농촌이 살아야 하는데 이놈의 산업사회는 먹거리마저도 경제성으로 판단합니다. 쌀이 부족할 때 휴대폰이나 자동차를 먹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농촌이 사라지고 쌀값이 폭등하게 되면 장사치들은 돈을 벌겠지만, 우리 같은 서민은 먹거리마저도 고통을 받게 될 것입니다. 자본사회가 낳는 비극이기도 합니다. 
 

누보는 국내산 쌀을 이용하고 있다.


쌀 막걸리를 ‘누보’를 제조하는 곳은 전국에서 13곳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누보를 구하는 것은 아직은 쉽지 않다고 합니다. 대형마트에서 소량이 비치되는 모양인데 찾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다행이 이곳 창원 인근에는 한 곳이 있습니다. 가격이 좀 비싸군요. 3천700원 정도라고 들었습니다. 그래도 한 병에 최소 5만원~10만원하는 와인보다는 낫지요.
 

이번 연말 송년모임에서 술자리를 가져야 한다면 쌀 막걸리 누보를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와인처럼 고품스런 분위기에서도 먹을 수가 있고, 편한 장소에서 즐길 수 있는 술입니다. 
 

희한하게도 안주도 와인의 것과도 어울리고, 찌개와 같은 우리정서에 맞는 것과도 어울립니다. 취향에 따라서 술잔을 선택하고 거기에 맞게 안주도 선택하시면 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