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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부산 감만동 삼성 홈플러스 신축, 주민과 충돌


부산 감만동 삼성 홈플러스 신축, 주민과 충돌
“30년간 생계터전...재래시장, 영세상인들 다 죽는다”


대형 유통업체의 난립으로 영세상인과 재래시장 상인들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가운데 22일 부산 감만동 삼성 홈플러스 신축공사 현장에서는 인근 주민들과 경비용역을 동원한 시공사측에 격렬한 물리적 충돌이 일어났다.

용역경비들이 주민들을 몰아내고 있다 ⓒ김보성
 
이 날 새벽 6시에 공사현장으로 집결한 경비용역들은 진압복을 착용한 채 생존권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주민들을 강제로 몰아냈다.

이 과정에서 주민 4명이 부상당해 병원으로 호송되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 주민대책위 김광수 위원장은 “아침에 용역들이 강제로 밀고 들어와 노인들이 옷이 벗겨지는 상황에서도 질질 끌고 나갔다"고 말하고 용역경비 지휘자가 "땅바닥에 누워 저항하고 있는 노인들을 깔아뭉개라”고 폭언까지 했다며 분개했다.

그는 "삼성 홈플러스 시공업체가 어제까지 협상하자고 제의를 해놓고 오늘 갑자기 용역들을 동원해 밀고 들어왔다"며, 1월 달 4차례 협상을 가졌고 오늘 5차 협상에서도 삼성홈플러스 측은 “입구를 개방하고 일을 하게 해달라고 말한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제시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용역경비들이 주민들을 몰아내고 있다 ⓒ김보성
ⓒ 민중의소리


50대 여성 실신...“이렇게 죽으나 저렇게 죽으나 마찬가지”

오전 10시경 주민들이 공사장 입구를 가로막자 용역경비들은 공사현장 안으로 자재를 실은 콘크리트 차량을 들여보내기 위해 주민들을 몰아내기 시작했다. 대부분 40~50대 중반의 여성과 노인들은 격렬히 저항했지만 결국 끌려 나오고 말았다.

주민들은 “이 시간 현재 타협을 하기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면서 삼성 홈플러스가 용역경비들을 동원해 강제로 밀어내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50대 여성이 실신을 해 구급차가 급히 병원으로 후송하기도 했다.

현장에는 몇 명의 경찰이 나와 있었으나, 물리적 충돌을 막아내지 못하고 지켜보는 입장이고 이러한 상황에서 주민들과 용역경비들의 충돌은 반복해서 일어났다. 건장한 체격으로 방패와 진압복까지 갖춘 용역경비들은 주민들의 여지없이 밀어냈고, 주민들은 “이렇게 죽으나 저렇게 죽으나 마찬가지다”라며 다시 공사현장 입구를 막았다.

한 50대 여성이 실신해 있다 ⓒ김보성
ⓒ 민중의소리


주민들과 시공사측의 대립

현장주민들은 "대형 유통업체인 삼성 홈플러스가 들어서면 20~30년간 생계의 터전으로 삼아온 영세상인과 재래시장이 다 죽게 된다”며 생계가 막연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삼성 홈플러스 신축공사와 관련한 교통환경, 영향평가를 공개하라고 요구하면서, 신축공사와 모 구의원이 비리 결탁한 의혹이 있다며 이권결탁에 따른 비리 사실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외국 거대자본의 삼성 홈플러스가 수익의 80%를 외국으로 흘러 보내 실제 지역경제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감만동 일대 1만여 명의 목숨을 삼성홈플러스가 끓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시공사측은 주민들이 대책위를 설립하여 2달가량 공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더 이상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공사차량을 온 몸으로 막고 있는 노인들 ⓒ김보성
ⓒ 민중의소리

경찰을 앞에 두고 용역경비들이 주민들을 몰아내고 있다. ⓒ김보성
ⓒ 민중의소리

용역경비들이 농성장을 강제철거하고 있다 ⓒ김보성
ⓒ 민중의소리


경찰은 질서유지만...용역경비 "xx 건들면 죽여버린다" 농성장 강제철거

오전 11시 50분경 용역경비와 주민들의 충돌로 교통이 막히자 경찰병력이 배치됐다. 그러나 배치된 경찰은 주민들과 용역경비들의 충돌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교통과 질서 유지 차원에서 나왔다”고 말한 한 경찰관계자는 “우선적으로 이해당사자들의 협상이 중요하다”면서 “경찰입장에서는 안전사고에 대비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경찰병력이 공사장 입구에 배치되면서 공사차량의 통행이 막히자 시공사측은 주민들을 자극하면서 경찰병력의 투입을 유도하는 듯 한 모습을 보였으나 경찰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사태가 이렇게 흐르자 한 공사장 간부가 강력히 항의하면서 현장인부와 용역경비를 동원해 차선을 막아 나서기도 했다.

경찰병력이 배치된 속에서 용역경비들은 주민들을 입구로 계속 몰아냈다. 주민들이 밀려나면서 곳곳에서 실랑이가 일고 있는 가운데 한 용역경비가 흥분한 채 “xx들 죽여 버린다. 건들지 말라”며 폭언도 서슴지 않았다.

용역경비들은 주민들을 경찰 후미로 밀어낸 후 50여 일 동안 주민들이 사용해 왔던 농성장을 강제철거하고 ‘재래시장 신위’등의 요구가 담긴 현수막을 강제 철거했다.

주민대책위는 오후 4시에 삼성홈츨러스 규탄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