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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람사르문화관 개관, 정부와 NGO 엇갈린 평가

창원시가 2일 동읍 주남저수지에서 ‘2008 람사르 문화관 개관식’을 가졌다. 하지만, 환경단체들과 NGO들은 주남저수지에 설치된 탐방시설을 두고 “주남저수지 생명들에 대한 침략행위”라고 비판했다. 

창원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람사르 문화관은 역대 람사르 개최도시로서는 최초로 람사르협약과 관련된 독립된 전시‧교육관으로 습지보전에 대한 인식증진과 람사르 정신을 확산하는데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인간 중심의 사고가 나약한 생물들의 서식공간을 빼앗아 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환경단체들은 “제방에 목도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광장까지 만들어 인간만을 위한 공간으로 독점하였으며 겨울 내내 알을 품거나 봄을 기다리며 긴 겨울을 지내고 있는 동식물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람사르를 앞두고 제방위의 모든 풀들을 베어버렸다”고 비판했다. 또, “람사르를 기념하여 신축된 3층 높이의 람사르 문화관과 조류전망대는 새들의 비행을 방해하거나 위협할 수 있는 높이”라고도 지적했다.
 

람사르 문화관 개관식에 맞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는 ngo

마창진 환경운동연합 임희자 사무국장은 창원시가 ‘보여주기식’ 행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철새탐방로에서는 “알록달록한 원색의 옷은 입지 말아야 한다”며 창원시가 “탐방객들에게 지켜야 할 기본원칙도 제대로 안내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했다. 

생태 보전지역을 찾는 많은 관광객과 차량이 드나드는 것에도 문제가 제기됐다. 
 

휴일인 이날 주남저수지에는 람사르 문화관 개막식에 따른 인사와 함께 휴일이 겹쳐 수많은 탐방객이 찾았다. 여기에다 람사르 총회기간 운영되는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되어 탐방객들의 수는 더욱 증가했다. 
 

람사르 총회기간 동안에 무료 운행중인 셔틀버스가 신호를 위반하며 끼어들고 있다.

주남저수지 탐방로를 찿은 탐방객들

순천에서 NGO 대회를 마치고 주남저수지를 찾은 잠비아 바보우카씨는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수많은 인파와 버스운행에 대해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며 “어느 순간 새들이 다 떠나버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한 NGO는 “생태계를 보호해야 할 곳에 너무 많은 사람이 찾아와 놀랬다”며 관광지화 된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NGO들은 문화관 입구 맞은편에서 “우리집을 돌려줘”라고 영어로 새긴 피켓을 들고 주남저수지를 공원화 시킨데 대해 항의를 나타냈다. 또, 아나다 티에가 람사르 사무총장이 개막식을 마치고 나올 즈음 “Save my hometown”라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주남저수지의 탐방시설은 인간의 침략행위입니다"

주남저수지의 탐방시설을 비롯한 람사르 문화관은 공사기간 중 환경운동연합의 38일간의 철야천막농성을 비롯하여 극한 반대에 부딪힌바 있다.  

창원시는 “동읍 주남저수지 생태학습관 인근에 위치한 람사르 문화관은 33억원의 예산을 들여 연면적 992㎡에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됐다고 밝히고 있다. “역대 람사르총회 개최도시인 호주 브리즈베인시와 일본 쿠시로시, 우간다 캄팔라시 등에서 기증받은 기념품 등 자료와 지구촌 30여개 나라에서 수집한 습지의 문화적 생산물인 공예품도 전시돼 있다”는 홍보다. 
 

창원시는 또 “초․중등학생 방문객들을 위한 습지 퀴즈북을 준비해 주남저수지의 생태와 람사르 협약과 관련된 200문항의 질문과 해설을 담아 학습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며 “람사르 습지 등 모범이 되는 주요습지를 소개하고, 습지보전의 당위성 전파를 위해 람사르상 수상자와 전문가들의 인터뷰도 볼 수 있다”고도 홍보하고 있다.

이날 개막식에는 아나다 티에가 람사르 사무총장, 박완수 창원시장, 안상근 경상남도부지사 등이 참여했다. 
 

람사르 문화관 개관식에 참석한 관계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