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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배달호 열사투쟁 3년, 두산중공업 무엇이 달라졌나?


배달호 열사투쟁 3년, 두산중공업 무엇이 달라졌나?
배달호 열사투쟁은 여전히 진행 중... "달라진 것 없어"


배달호열사가 노동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분신한지 3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기자는 문득 한 가지 사실이 기억났다. 3개월을 넘기는 열사투쟁의 마지막 밤샘 협상 속에 극적으로 이루어진 조인식의 기억이다.

두중지회의 현장 조직력은 사측의 탄압으로 무너질 만큼 무너져 있었고 그만큼 사측과의 일전은 힘겨울 수밖에 없었다. 여러 가지 사건과 힘겨루기 속에서 노동부의 중재로 간신히 이루어진 조인식에서 조합간부들의 어두운 눈빛과 상대적으로 밝아 보이는 두중 임원들과의 “앞으로 잘 해 봅시다”.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희망적인 인사였다.

서로간의 화해를 나눈 인사말이 희망이 되기를 바랐던 것은 기자의 순진함이나 어리석음이기보다 진심이었다. 그래서 그것이 더욱 궁금하기만 했다.

복직을 요구하는 해고자 ⓒ구자환
 
지회간부를 만나 어떤 것들이 바뀌었는지를 대뜸 물어보았다. 대답은 예상한대로 간결했다. 한마디로 “없다”는 것이다. 그는 설명을 구체적으로 덧붙였다.

손배가압류는 해제되었지만 현장의 노동탄압 강도는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았다는 것과 18명의 해고자 중에서 4인은 복직이 안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사측이 노동조합을 바라보는 시각이 3년 전과 변한 것이 전혀 없다고 설명한다. 즉 노동자에 대해 동반자적인 관계가 아니라 경영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관계로 설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측의 이러한 경영원칙은 자신들의 불법행위에는 적용시키지 않고 노동조합의 불법파업에만 적용시키고 있다고 한다.

그는 법원으로부터 부당노동행위 판결을 받은 임원들에 대해 책임을 묻기보다 오히려 승진 인사를 단행하면서도 남아있는 해고자 4인에 대해서는 일정정도의 노동조합 책임을 운운하며 복직을 시키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달호 노동열사의 영정 ⓒ구자환
ⓒ 민중의소리


3년 전보다 노동조합이 많이 복원된 상태로 일정부분 투쟁을 진행하면서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는 그의 이야기를 끝으로 짧은 인터뷰는 끝이 나야했다.

기자는 두산중공업 정문에서 3년 전 보았던 배달호열사의 초롱한 눈망울이 맺힌 영정을 다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눈망울을 보면서 "항상 민주광장에서 지켜보겠다"던 그의 유언에도 불구하고 사외로 밀려나 치러지는 추모식에는 못내 아쉬움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3년전 배달호 열사투쟁은 조인식을 통해 마무리 된 것이 아니라 여전히 진행 중이었다. 그는 유서의 말미를 가족에 대한 부탁과 함께 이렇게 기록했었다.

“동지들이여 끝까지 투쟁해서 승리해 주기 바란다.”
“나는 항상 우리 민주광장에서 지켜볼 것이다”라고.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