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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군가도 찬송가로 부르는 교회


많은 사람들이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시절이나 그 이후 고등학교까지 교회에 나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종교적 신앙심이 아니더라도 친구의 손에 이끌리거나 우연찮은 기회로 한번 쯤 가보게 되는 곳이기도 하다.


그 속에서 우리는 성경이전에 먼저 찬송가를 듣고 배운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찬송가는 엄숙하거나 예수를 찬양하는 내용, 그리고 자신을 일깨우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그런데 유행가나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곡에 개사를 해 불리는 찬송가도 있다. 그것도 군가부터, 유행가, 그리고 80년대 금지곡으로 분류되기도 했던 민중가요도 있다.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낙동강아 잘 있거라. 우리는 전진한다."


이 군가는 한국전쟁 당시 불리던 군가이다. 전장에서 불렸던 노래인 만큼, 전장의 비장함과 잔혹함, 또 강렬함이 묻어 있다.


하지만 이 어울리지 않을 법한 군가가 노랫말만 바뀌어 찬송가로 불려진다. 물론 내용은 예수를 찬양하는 것으로 바뀌어 불리고 있다.


유행가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선 기억나는 곡은 이 노래들 이다.


"무조건 달려갈 거야. 임을 향한 나의 사랑은 무조건 무조건이야.

태평양을 건너 대서양을 건너 인도양을 건너서라도 님이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갈 거야.

무조건 달려갈 거야."


"가지마세요 나를 두고 가지마세요

당신위하여... 눈물을 젖게 하지마세요..

사랑하는 내 당신..."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그대 등 뒤에 서면 내 눈은 젖어드는가.

사랑 때문에...당신은 나의 남자여"


제목은 기억나지 않는 곡들도 있지만 모두가 귀에 익숙한 유행가들이다.


그리고 80년대 정보기관이나 경찰을 피해서 불러야 했던 민중가요. 지금은 대중가요로도 불리어 지고 있는 "아침이슬" 같은 곡들도 개사되어 찬송가로 불린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다양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지만, 때로는 기존의 가치관이 무참히 깨어지는 것에 다소의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격세지감도 인다.

그것도 인류 이래 존재해 왔던, 하나의 신을 대상으로 하여 추앙하는 종교도 이렇게도 다양하게 변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즈음엔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는 말이 다시 떠오른다.

나이를 먹을수록 보수적으로 변한다는 말에 경계심을 가지고 있지만,  어린 시절, 추억의 한토막이 새겨져 있는 신앙의 기억에 대해 다가오는 거부감만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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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완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지역신문 기자의 고민과 삶을 담은 책. 20여 년간 지역신문기자로 살아온 저자가 지역신문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자부심을 갖고 기자생활을 하면서 겪은 일들을 풀어낸다. 이를 통해 서로 비슷한 고민을 가진 지역신문끼리 정보를 공유하는 장을 마련하고자 했다.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촌지, 살롱이 되어버린 기자실, 왜곡보도, 선거보도 등 대한민국 언론의 잘못된 취재관행을 비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