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수정마을에 STX중공업이 설치한 수림대가 ‘처삼촌 묘 벌초하듯’이 설치됐다는 포스팅을 했습니다. 비바람에 쓰러진 수정마을 STX 수림대 마산 합포구청에 설치된 현수막 마산 합포구청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주민을 응원하고 있는 천주교 사제단.
그랬더니 수정마을 트라피스트 수녀원에서 바람에 쓰러진 수림대를 찍은 사진을 보내 왔습니다. 사진을 보니 ‘처삼촌 묘 벌초하듯’ 한 것이 아니군요. 그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한 격입니다.
수림대는 조선공장의 공해와 소음을 막아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어서 마을 주민들에게는 너무나 중요한 공해방지막이기도 합니다. 물론 수림대만으로 그 역할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조선소에서 발생하는 페인트 악취를 맡아 보면 바로 이해가 됩니다.
이 사진은 12일 수정마을에 비바람이 불었는데, STX가 소음과 분진을 방지하기 위해 조성한 수림대가 쓰러진 모습입니다. 한 눈에 보기에도 엉성하기 짝이 없어 보였는데 태풍도 아닌 고작 바람에 쓰러지는 나무를 수림대라고 조성했다니 정말 어이상실입니다. 그리고 대나무라고 하면 뿌리가 튼튼하기로 소문이 난 수목인데 대나무 체면도 말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하나를 보면 열 가지를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도 수정마을 STX조선기자재 공장건립이 얼마나 많은 편법이 동원되었을지 짐작케 합니다.
현재 STX조선기자재공장을 반대하고 수정마을 주민들은 옛 마산시청인 마산합포구청에서 하루 종일 1인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 실시되고 있는 마산시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항목에서 수정마을매립지 조성과정이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허리가 구부정한 할머니부터 트라피스트 수녀들까지 3년을 뛰어 넘는 시간동안 STX조선유치 반대를 하며 지금까지 싸워오고 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눈물 나게 만드는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3년이란 세월동안 반대활동을 하면서 사용된 비용만도 어마어마합니다. 거기다 관에서 부관한 벌금까지를 더 하면 진정성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결코 버텨내지 못할 정도의 비용입니다.
그 비용은 바로 자기 마을을 지키겠다고 나선 할머니 할아버지의 쌈지돈으로 모인 것입니다. 한 할머니는 자식에게 받아 꾸겨서 모아둔 용돈 50만원을 ‘투쟁자금’으로 내셨답니다. 대책위에서 그 돈을 받지 않겠다고 하니 그것으로 다툼이 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장사를 하고 생긴 이윤을 나누어 내기도 한답니다. 시민사회단체의 지원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을에서 사업을 하거나 장사하는 분들도 남몰래 이 할머니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각종 행정제지나 눈이 두려워 겉으로 반대를 하지 못하고 있지만, 암암리에 반대주민들에게 재정적으로 지원해 주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찬성하는 주민들이 STX가 내놓은 위로금(한 세대당 1천만원)을 받을 때도 이 분들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그 위로금 배분을 두고 찬성주민들 사이에 내분이 일어났을 때는 그저 혀만 찼던 분들입니다.
그 동안 수많은 분규 현장을 취재해 보았지만, 이 분들처럼 거짓 없고 진솔한 사람들은 많이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취재하는 입장에서도 마음이 편안했던 분들입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감사원에서 반드시 수정만 매립지에 대한 감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당시 마산시와 STX가 주민들에게 약속했던 모든 사항들을 반드시 이행시키고 그 이후에 공장가동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 동안 수많이 생겼을 ‘눈 가리개식 수림대’와 같은 일들도 감사를 통해서 반드시 꼼꼼하게 챙겨 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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