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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수정마을, 내용도 모르는 동의서에 “속았다”

STX가 마산시 구산면 수정마을에 조선기자재 공장을 건설하면서, 일부 주민에게 위로금 형태로 지급된 1천만원이 실제로는 보상금 성격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2일 마산시의회 건설상임위원회에 참석한 STX유치 반대주민들의 모임인 수정마을대책위원회(위원장 박석곤)가 공개한 이 동의서는 ‘STX중공업이 일부 찬성주민들만을 대리인으로 내세우며 조선기자재공장 설립을 강행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 ‘이주보상 약속과 달리 위로금 1천만원으로 보상자체를 끝내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08년 6월께 수정마을 뉴타운추진위원회가 마을 주민에게 1천만원을 지급하며 받은 동의서. 대부분의 주민들은 이 내용을 알지 못했다.


‘동의서’에는 △STX의 수정지구 개발에 대해 수정뉴타운추진위원회를 수정주민의 대리인으로 인정한다. △STX건설공사와 STX중공업의 조선기자재 생산 활동에 이의가 없음을 동의한다고 되어 있다.

이 동의서는 어촌보상 문제에 반발해 지난 달 17일 수정뉴타운추위원회에서 탈퇴한 마을주민으로부터 건네받은 것으로, 2008년 STX가 마을발전기금으로 은행에 유치한 40억을 수정뉴타운추진위원회가 마을 각 세대에게 1천만원을 지급하면서 서명날인 받은 것이다. 이 금액을 지급받은 주민들의 숫자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수정마을 주민대책위 박석곤위원장은 “위로금이라고 전해주고 실제로는 보상금이었다”며 “STX가 주민을 속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선소유치를 반대하는 우리들은 그 내용조차 몰랐다”며 “(동의서) 내용이 알려지면서 지금 마을이 술렁이고 있다”고 전했다.


트라피스트 수녀원측도 “시골어른들이라 내용도 모르고 도장을 내어줬다”며 “찬성주민 집행부만 알고 있었던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2항의 내용으로 보면 일부 세대에 지급된 1천만으로 사실상 보상을 마무리하려고 한 것으로도 보인다.”고 전했다.


2008년 5월 주민투표 당시 구산면사무소에 걸렸던 현수막.

실제로 STX가 제시한 준공정산협약안 제8조는 △공장가동 전까지 이주희망세대 매입 대상은 17세대만을 이주보상 대상으로 한다. △어촌계보상은 정치망어장 소멸 및 보상 협의한다고 되어 있다.

이에 따르면 이주희망자 전부를 대상을 이주보상을 하겠다는 약속과 다르다. 또, 어촌계 보상도 1세대만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반발해 지난 2월17일에는 그동안 STX조선기자재 공장유치를 찬성해 오던 수정뉴타운추진위 소속 83명이 기자회견을 통해 탈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들은 “STX에서 당연히 보상해줘야 할 수정어촌계 공동어장에 대해 '어장 소멸과 이전보상은 마산시와 별도 협의 한다'며 마산시에 이중으로 떠넘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STX와 마산시는 지난해 11월 국회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368세대전원(이주희망자) 이주보상 실시(마산시 행정지원) △복지타운 및 스포츠타운 조성(행정지원)등 26개 조항을 보상이행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한편, 이날 마산시의회 건설상임위원회는 마산시 구산면 수정지구 STX ‘공유수면매립사업 준공 정산협약 심의’에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는 제7조(민원조정위원회 운영)와 제8조(이주보상과 관련한 협의 등)의 조항을 삭제하고 가결했다.


이에대해 수정마을주민대책위원회는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는 못했다. 독소조항인 7조와 8조가 삭제되고 가결된 것은 차선책에 불과하기에 앞으로 그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마산시 구산면 수정지구 stx 공유수면매립사업 준공 정산협약안은 8일 마산시의회 본회의에서 투표로 최종결정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