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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내 기억속의 농민운동가 김순재

   

                      


오늘(8일) 경남도민일보 사이트를 보니 오랜만에 훈훈한 소식이 올라와 있네요. 농민운동가 김순재씨의 창원시 동읍농협 조합장 선거에서의 당선 소식입니다.

기사내용 중 학내 폭력서클이 운동권 학생을 괴롭히는 것을 참지 못해 무도서클 학생들을 규합에 세 차례 큰 싸움을 벌인 끝에 평정했다는 사실에 터지는 웃음을 참지 못하겠네요. 그로 인해 운동권에 투신했다는 사실도 한동안 웃게 만들었습니다. 표면적인 동기라고 봅니다. 내면에는 분명 시대의 분노와 민중에 대한 사랑이 가득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여겨집니다.

기사를 보면서 문득 2005년 영상의 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김순재씨는 제가 만들었던 다큐멘터리 ‘아스팔트 농사’에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등장합니다. 그때가 아마 진압경찰로부터 무차별 구타를 당한 전용철 농민이 회생하지 못하고 영면한 다음날로 기억됩니다.

당시 민주당 경남도당 앞에서 집회를 마친 농민들이 경남도청으로 행진을 하다가 창원 KBS 사거리에서 경찰에 가로막혔을 때 김순재씨가 울며 절규하는 장면입니다. 지금도 여전히 제게는 잊혀지지 않는 한 장면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순수한 모습의 사람들을 많이 보아오지 못한 까닭이기도 합니다.

농민들이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을 직접 찾아 나선 데 대해서 참 잘한 선택이라고 여겨집니다. 무엇보다 어떤 환경에서도 변하지 않을 사람이란 것에 대해서 더욱 믿음이 갑니다. 개인적으로 진 빚이 있어 마음 한켠이 무겁지만 늦게나마 축하드리고 싶습니다. 또 다른 농민운동을 향한 길, 잘 헤쳐 나가시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