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호 열사 4주기..반쪽짜리 추모제로
두산중공업 노동자광장에서..외부인사 참가 못해
배달호 열사가 분신한 지 어언 4년이 흘렀다. 올해도 변함없이 열사추모제는 진행되었지만 열사가 원했던 정신계승과 모양새는 갖추지를 못했다.
지난 해 두산 중공업 정문에서 열려야만 했던 열사추모제는 다행히 그가 분신했던 사내 노동자광장에서 열렸지만, 외부인사가 참석하지 못하는 반쪽자리 행사가 됐다.
배달호열사 4주기 추모제 ⓒ민중의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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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지회와 '배달호열사정신계승위원회' 운영위가 논의해 결정한 사안이라고 노조 측은 설명했지만, 그 내면에는 외부인사 사내출입을 금지한 사측의 입장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던 속내가 있어 보인다.
배달호 열사의 유서 낭독으로 시작된 추모제는 이를 반영하듯 현장조직 강화와 단결투쟁을 호소하는 방향으로 분위기가 흘렀다.
두산중공업지회 박종우 지회장은 추모사에서 4년 전 두산 자본의 탄압에 맞서 산화한 배달호 열사가 노동자 광장에서 지켜보고 있다며, 열사가 원했던 해고자 복직과 단결투쟁으로 숭고한 정신을 이어 받자고 강조했다.
전대동 배달호열사정신계승추모사업회 회장은 추모사를 통해 4년 전 배달호 열사의 주검을 투쟁력으로 지켜냈다고 말하고, 그러나 지금 배달호 열사는 두산자본의 탄압에 숨죽여 있는 우리를 보며 안타깝게 호소하고 있다며 배달호 열사 정신계승을 호소했다.
이어, “4주기를 맞은 이 자리에 전국의 동지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외부인사가 참석할 수 없는 추모제를 거론하면서,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각오로 양심의 투쟁을 하자고 주문했다.
하지만 그 역시 해고자 신분 탓에 사내로 들어오지 못했고, 백형일 사무국장이 추모사를 대독해야만 했다.
두산 중공업에 출퇴근을 하고 있는 탓에 참석할 수 있었던 민주노동당 창원시 위원회 손석형 위원장은 “열사정신이 보이지 않는다”며 개탄의 목소리를 이었다.
“4년 전과 오늘이 같다”고 말문을 연 그는 “부당노동행위, 노동탄압을 한 두산이 사과를 해야 열사정신을 이어받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열사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서는 87년 노동운동의 초심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열사정신계승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배달호열사 4주기 추모제 ⓒ민중의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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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추모제는 사측이 시간할애 약속을 위반했다는 비난도 일었다. 노조원들의 추모제 참석에 대한 시간할애를 노사합의로 구두 결정을 한 사안이라고 말한 노동조합 관계자는 “오전에 현장에서는 시간할애가 안된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전했다. 추모제 참석을 위축시키려는 사측의 방해 행위라는 주장이다.
그런 탓인지 2,000여명의 조합원들 중 400여명이 추모제에 참석했다. 하지만 그 이유로 노동탄압에 맞서 그리고 동지들에 대한 우려와 미안함을 남기고 분신한, 20여년을 함께 했던 동료이자 동지였던 그의 추모제가 축소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끝까지 투쟁해서 승리해 달라”는 유서를 본다면 노동자를 가족으로 끌어안지 못하는 사측을 탓할 일만은 아닌 것이다.
산자가 죽은 자를 추모하는 것마저도 이해관계에 의한 눈치를 봐야한다면 노동자성을 잃어버린 노동자들 의식 그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배달호열사 4주기 추모제 ⓒ민중의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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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호열사 4주기 추모제 ⓒ민중의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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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점에 배달호 열사의 분신 첫 날, 조문객이 이어질 것을 상상했던 것과는 달리 텅 비어있던 분향소가 떠오르는 애달픔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현재 두산중공업에는 4명의 해고자가 남아있다. 18명의 해고자 중 14명이 복직되고 2002년 4.7 투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4인은 여전히 복직이 되지 않고 있다.
기사입력 : 2007-01-09 15:30:42
최종편집 : 2007-01-09 20:58:20
최종편집 : 2007-01-09 20:5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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