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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부정클릭 오명 벗고 받은 구글 수표

오늘 구글에서 보내 온 수표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10월에 광고대행비 지급신청을 한 이후로 3개월만입니다. 당시 구글은 지급신청을 한 이후, 성의 없는 메일 하나로 부정클릭을 했다며 지급거부와 에드센스를 일방적으로 떼어버린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졸지에 파렴치범으로 몰려 억울했죠. 당연히 메일로 항의를 했습니다. 가장 기분이 나빴던 것은 부정클릭에 대한 기초자료조차 알려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취해진 조치였습니다. 그 이후로 구글에서는 아무런 답변도 없었고, 저 역시도 그런 (나쁜)회사라고 단정 지으며 잊고 있었습니다.
 

구글수표


오늘 뜻밖의 수표를 받고나서는 기분이 참 희한했습니다. 우선은 상처 입은 자존심을 되찾은데 대한 기쁨이었고, 하나는 생각지도 않은 머니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기분이 좋아야 하는데 왠지 찜찜해지더군요. 전후 사정에 대한 통보도 없이 일방적으로 파렴치범으로 몰고 갔다가, 미안하다는 해명도 없이 광고대행비를 지급하는데 대한 불만이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것이 우리나라 기업과 서양의 기업의 문화차이일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우리나라 기업들은 소비자에게 합리성보다 감성을 앞세우는 편입니다. 그게 우리들의 정서에 맞는 마케팅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에 반해 구글의 태도를 보면 감성보다는 합리성을 먼저 앞세운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경우, 일단 의심이 되니까 약관대로 일방적으로 조치해 놓고, 이의제기를 받고서는 나름 내부적으로 구체적 원인 파악을 했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 과정에서 열 불나게 아무런 답변이나 설명도 하지 않다가, 조사결과 별문제가 없으니 지급을 하는 원칙론적 방법입니다. 
 

어떻게 보면 합리적으로 보이다가도 한편으로는 괘씸해지는 것은 서로의 문화가 다르기 때문일까요?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면 사회 여러 분야에서 자신이 한번 발표하거나 말한 것을 번복하지 않으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틀려도 한번 말했기 때문에 변명과 ‘모르쇠’로 밀고 나가는 경우가 허다한 사회현상인데, 구글은 그 반대의 성향을 보입니다. 이의제기나 항의에 대해서 감성적 대응이 아니라, 매정할 정도로 무시하다가 내부적으로 다시 판단하는 합리성을 갖추고 있는 듯 보입니다. 
 

두 가지의 경우 어느 쪽이 더 우월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지금의 생각으로는 두 문화의 장점이 아우러지면 한결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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