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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외로 밀려난 배달호열사 3주기 추모제

사외로 밀려난 배달호열사 3주기 추모제
“열사가 진정 원하는 건 민주노조 깃발아래 단결하는 것”


호루라기 사나이. 2003년 손배가압류 해제와 노동탄압 중단을 외치며 두산중공업 민주광장에서 온 몸을 불살랐던 배달호 노동열사를 지칭하는 말이다.

그가 떠난 지 벌써 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의 3주기를 추모해 올해도 어김없이 추모제가 열렸지만, 배달호 열사가 유서를 통해 항상 지켜보겠다던 두산중공업 사내 민주광장에서 열리지는 못했다.

배달호노동열사 3주기 추모제 ⓒ구자환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사측의 외부인사 출입통제가 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사측은 12월 23일부터 1월 20일까지 두산 중공업정문에서의 집회신고를 사전에 해놓고 현장에서는 직.반장들이 추모제 참석을 위한 시간할애를 거부하는 등 조직적인 방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배달호열사 3주기 추모제는 두산중공업의 정문에서 준비되고 있었고, 민주광장에서 불꽃이 되어 타 올랐던 배달호 열사는 그가 20여 년간 몸담았던 사내에서 그리운 동지들을 만날 수 없었다.

3년 전만큼이나 에는 찬바람이 불고, 배달호 열사의 유서가 낭독되고, 5분간의 긴 묵념으로 추모제는 시작되었다.

배달호열사 정신계승사업회 전대동 회장은 추모사에서 “열사가 분신한 그 자리에서 추모제를 진행해야 하나 두산자본은 허락하지 않았다”며 “지역 동지들이 노동조합을 방문하는 것 조차 가로막았다”고 사측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배달호열사 추모제에 1시간 시간을 할애 한다는 것을 임단협시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노사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이어 배달호열사가 노동탄압 분쇄를 위해 하나뿐인 목숨을 던졌듯이 구호로서가 아니라 가슴깊이 열사의 뜻을 새겨 노동탄압을 뚫고 나가자고 호소했다.

금속노조 김창한 위원장은 추모연대사를 통해 “돈을 위해서는 피도 눈물도 없이 형제를 짓밟는 자본의 모습을 보면서 이들이 진정 노동자를 위할 것인지를 알 수 있다”며 자본의 추악한 모습을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들의 노동탄압을 뚫고 나가기 위해서는 “배달호열사를 솔밭산에 묻는 것이 아니라 진정 가슴에 묻고 민주노조의 깃발아래 단결하는 것, 그것이 열사가 진정 원하는 것”이라고 노동자의 단결과 당찬 투쟁을 호소했다.

이어진 추모제는 진주 '큰들'의 ‘호루라기 사나이’ 극공연과 헌화로 끝이 났다.



배달호노동열사 3주기 추모제 ⓒ구자환
 

배달호노동열사 3주기 추모제 ⓒ구자환
 
ⓒ민중의소리